(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3년 넘게 내전이 벌어지는 중동 예멘에서 미국산 무기에 의한 민간인 희생이 잇따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CNN 방송은 17일(현지시간) 예멘 인권단체 '므와타나'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해 2015년 예멘 내전 이후 이런 피해가 여러 차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예멘 정부군과 후티 반군의 내전은 2015년 3월 시작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아랍연합군은 예멘 정부군을 지원하면서 국제 대리전 양상을 보인다.
미국은 이들 중동 국가에 무기를 판매하고 군사정보도 제공한다. 예멘 내전으로 지금까지 1만여 명이 숨졌다.
지난달 9일 어린이 40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우디 주도 연합군의 예멘 통학버스 오폭 사건을 계기로 민간인 참사에 대한 미국 책임론이 불거졌다.
당시 통학버스를 타격한 무기가 미국 최대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이 제조한 MK-82 레이저 유도폭탄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 앞서 미국산 무기에 의한 인명피해가 계속 발생해왔다는 것이 므와타나와 CNN 방송의 주장이다.
내전 초기인 2015년 4월 예멘 남서부 아덴 주의 한 주거지역에 연합군 제트기들이 폭탄을 투하해 주민 1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폭탄 잔해에 적힌 제품번호를 확인한 결과 미 방산업체 레이시온이 만든 GBU-12 레이저 유도탄이었다고 CNN은 전했다.
같은 해 8월에는 예멘 북서부 하자 주에서 연합군의 공습으로 어린이 6명과 여성 3명을 포함한 민간인 10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했다. 당시 사용된 폭탄도 미국산이라고 므와타나는 밝혔다.
또 하자 주에서는 올해 4월 한 결혼식 파티가 연합군 공격을 받아 어린이 11명을 비롯한 민간인 21명이 숨지고 97명이 다쳤는데 현장에서 GBU-12 레이저 유도탄과 같은 미국산 폭탄의 파편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미국은 예멘 정부군과 사우디 주도 연합군의 타격 대상을 결정하지 않지만 수십억 달러(수조 원)의 무기를 판매하는 등 군사적 지원을 하고 있다.
라드야 알무타와켈 므와타나 대표는 예멘 내전 악화와 관련, "미국은 사우디 주도 연합군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에 대한 법적, 도덕적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 측은 "군사작전의 최종 결정은 사우디 주도 연합군이 한다"며 "모든 당사자가 민간인 피해가 없도록 실행 가능한 예방조치를 할 것을 촉구한다"고 CNN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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