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주식 취득 의혹 등 도덕성 집중 추궁도…"의혹 사실이면 사퇴 용의"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를 대상으로 19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을 비롯해 현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 후보자는 고용 위기와 최저임금 인상의 관련성에 관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의 질의에 "최근 나타나는 고용 악화는 구조적인 문제가 더 많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판단을 하고 있다"며 "최저임금이 주원인이라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좀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소규모 개방 경제인 한국 경제는 외부 충격 완화를 위해 내수 진작이 필요하다며 "(최저임금 인상을) 지금 추진하는 게 단기적으로는 어려움을 겪지만, 방향성 측면에서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최저임금이 고용 악화의 주원인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곡학아세', '혹세무민', '양심불량'이라고 몰아세우고 "김동연 부총리는 소득주도성장의 성공을 위해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는데 동의하는가"라고 물었다.
이 후보자는 "최저임금 인상을 기업들이 실제로 어떻게 소화하고 있는지에 대한 실태 확인이 필요하다"며 "실태 확인을 하고 실태에 따라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강 의원은 이 후보자가 과거 최저임금의 하한선을 설정하는 내용을 포함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반대한 점을 거론하며 지금은 최저임금 인상을 옹호하는 데 대해 '카멜레온'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한국당 이장우 의원은 취업자 수 증가 폭을 포함해 최근 악화한 고용지표를 나열하고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리기 때문에 국민들 한쪽에서 곡소리가 나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피눈물을 흘리는데 이 정부는 눈물을 닦아줄 생각을 안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고용 문제가 엄중한 상황"이라며 "고용정책과 노동정책의 균형이 있어야 하고 사용자와 근로자의 관계에서도 균형적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김동철 의원도 "기업과 시장이 감당할 수준에서 최저임금이 결정돼야 한다"며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는 친기업 입장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너무 인색하게 했고 이 정부는 시장 현실을 너무 무시하며 이상만 좇는 게 문제"라고 쓴소리를 했다.
이 후보자는 최저임금 산정 기준이 되는 노동시간에 주휴시간도 포함하도록 하는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경영계가 반대하는 데 대해서는 "과거에 해온 것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규정한 것이지, 소상공인들에 대해 과거에 없던 새로운 부담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의 비상장주식 취득을 둘러싼 의혹 등을 거론하며 도덕성 문제도 파고들었다.
강효상 의원은 이 후보자가 바이오 기업 '에이비엘바이오' 비상장주식 취득 과정에서 내부 정보를 이용했을 의혹을 제기하고 "사실로 밝혀지면 사퇴할 용의가 있는가"라며 압박했고 이 후보자는 "그러겠다"고 답했다.
이장우 의원도 이 후보자의 주식 취득 과정을 집중적으로 캐물었고 이 후보자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열린 배우자 동창 모임에서 주식의 추천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이런 고급 정보는 내부자나 고위공직자, CEO(최고경영자)가 아니면 줄 수 없다"며 "(해명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2000년 아파트 매입 당시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데 대해서는 당시 다운계약서가 관행적이었다며 "이 사안을 최근에 인지할 정도로 당시 이 문제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는 말씀을 드리고 결과적으로 제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여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 시절 노동부 고위 관료를 지내고 박근혜 정부 시절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을 지낸 점을 거론하며 '사상 검증'을 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은 "저로서는 인사청문회를 하는 기본 방향이 사상 검증을 하는 것"이라며 이 후보자를 강하게 몰아세웠다.
이 의원이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 보고서에 담긴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적폐'에 관한 입장을 요구하자 이 후보자는 "고용정책실장과 차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현장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이상돈 의원도 이명박 정부 시절 쌍용차 파업농성 강제진압에 관한 입장을 물었고, 이 후보자는 "쌍용차와 같은 사태가 발생하게 된 것에 대해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노동부에서 사태가 그 정도까지 발전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노력을 해야 했는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답했다.
김학용 환경노동위원장은 인사청문회를 마치며 "내일 (각 정당을 대표하는) 세 분 간사들과 협의해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를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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