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72.97루피 '사상 최저'…"금리인상 가능성 대두"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증시와 루피화 환율이 정부의 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신흥국 금융 위기, 유가 상승, 미국·중국 무역 갈등 등 대외 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비교적 안정됐다고 평가받던 인도 경제도 갈수록 휘청이는 모습이다.
19일(현지시간) 인도 PTI통신 등에 따르면 17∼18일 이틀 동안 인도 증시 폭락으로 인해 뭄바이증권거래소(BSE)에 등록된 기업들의 시가총액 2조7천255억루피(약 42조원)가 증발했다.
대표 주가지수인 뭄바이 증시 센섹스(SENSEX) 지수는 18일 37,290.67을 기록, 전날보다 295포인트(0.78%) 빠졌다.
17일 505포인트 등 이틀 동안 800포인트가 하락했다.
지난달 28일만 하더라도 지수가 39,000에 육박하며 연일 역대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던 인도 증시가 이제는 하락 폭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인도 증시는 지난 10∼11일에도 이틀간 1천포인트에 가까운 976.69포인트가 하락하기도 했다.
루피화 약세도 이어지고 있다.
루피화 가치는 18일 역대 최저치인 달러당 72.97루피를 기록했다.
인도 경제지 민트는 올해 들어 달러당 루피화 가치가 작년 말보다 12.5%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통화 가치 하락으로 경제가 어려움을 겪자 인도 정부는 최근 루피화 방어와 경상수지 적자 축소에 본격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인도 정부는 지난 14일 비핵심 분야 수입 감축, 외국 증권 투자자에 대한 인도 회사채 투자 제한 완화 등 달러를 끌어들이기 위한 5대 대책을 발표했다.
아룬 제틀리 인도 재무장관은 "필요하다면 추가 조처를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 발표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여전히 경제 위기 공포감을 이기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2분기 경제성장률 8.2%, 외국인 투자 증가, 수출 확대 등 여러 긍정적인 지표가 많음에도 인도 경제의 체력에 위기감을 느낀 투자자가 많은 분위기다.
일본 노무라 연구소는 "루피화 환율과 관련해서는 대외 변수이기는 해도 많은 리스크 요인이 있다"며 "루피화 가치가 더 떨어지면 정부가 대응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인도 중앙은행(RBI)은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환율방어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기준금리는 RBI가 상업 은행에 대출할 때 적용되는 금리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루피화 매도세를 진정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RBI는 지난 6월에도 4년5개월만에 기준금리를 6.25%로 0.25% 인상한 바 있다.
민트는 "투자자들은 RBI가 올해 적어도 두 번 이상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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