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공동선언] "열차 타고 금강산으로" 강원 접경지 주민 '기대'

입력 2018-09-19 18:10   수정 2018-09-19 18:38

[평양공동선언] "열차 타고 금강산으로" 강원 접경지 주민 '기대'
금강산관광 정상화·동해선 철도 연결…지역 경제 발전 '지렛대'
포사격 중단·역사유적 공동조사·전사자 유해공동발굴 '환영'


(고성·철원=연합뉴스) 이종건 임보연 양지웅 기자 = 19일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동해선 철도 연내 착공, 금강산관광 재개 등 경제협력을 담은 내용이 발표되자 강원 접경지역 주민들은 기대감을 숨기지 못했다.
남북경제협력의 동력은 지역 경제 발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날 남북 정상은 금강산관광 사업 정상화, 동해관광공동특구 조성,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연결 등 경제협력을 위한 조치에 합의했다.
그동안 금강산관광 중단과 각종 군사시설로 인한 개발 제한 등으로 불편을 겪어온 고성, 철원 등 강원 접경지 주민들은 이 같은 합의 내용을 크게 반기는 모습이다.
고성지역 주민들은 금강산관광이 조만간 재개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주민들은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라는 단서가 붙기는 했지만, 금강산관광이 선언문에 언급된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며 환영하고 있다.
또 "공동선언에서 금강산관광 재개가 구체적으로 언급된 만큼 '조건', 즉 유엔의 대북제재 해제 등이 해제되면 금강산관광은 언제라도 재개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 김모(55·거진읍)씨는 "북핵 문제 등이 잘 해결된다면 유엔의 대북제재도 변화가 있지 않겠느냐"며 "금강산관광 재개는 결국 시간문제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경일 고성군수도 "공동선언에 금강산관광이 포함된 데 대해 전적으로 환영한다"며 "금강산 관광중단으로 인한 고성군의 경제적 피해가 엄청난 만큼 조건이 하루빨리 성숙해 관광이 재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포병사격훈련 및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을 중지와 비무장지대(DMZ) 내 GP 철수 소식을 접합 철원 주민들도 성큼 다가온 평화 분위기를 환영했다.
순간 소음이 최고 103㏈에 달하는 철원 포사격 훈련장 인근 주민들은 "훈련이 줄어드는 만큼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서금석 철원포사격피해대책위원장은 "군사분계선 기준 10㎞ 이내에 있는 상사리와 동막리는 이제 포성이 그치게 돼 다행"이라며 "문혜리 등 기준 선 밖 사격장에도 소음이 그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용화동 피탄지 주변에 사는 김모(71)씨는 "훈련 때면 '꽝'하는 소리에 집이 흔들리고 두통이 올 지경이었는데 이번 회담은 반가운 한가위 선물 같다"고 미소 지었다.
또 비무장지대(DMZ) 안에서 역사유적 공동조사와 6·25 전사자 유해공동발굴 합의 소식에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철원읍에서 식당을 하는 윤모(61)씨는 "태봉국 철원성을 남북이 함께 조사하면서 민족의 뿌리가 같다는 것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통선 마을인 마현1리 이상경 이장은 "화해모드와 함께 유해발굴까지 함께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며 "이를 통해 북한이 진실하게 과거 전쟁을 되돌아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주민들은 평화산업단지 조성을 조심스레 점치며 그동안 소외됐던 군사분계선 인근에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 발전의 계기가 놓일 것을 함께 기대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이렇다 할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강원도도 이번 평양공동선언이 실질적인 도 발전의 지렛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yangd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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