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총선 앞두고 나랏돈 7천억원 개인계좌로 송금받아"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천문학적 규모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는 말레이시아 전임 총리가 두 달여만에 또다시 현지 반부패 당국에 체포됐다.
19일 일간 더스타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반부패위원회(MACC)는 성명을 통해 이날 오후 나집 전 총리를 MACC 청사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번 체포는 2013년 총선을 앞두고 국영투자기업 1MDB와 관련된 26억 링깃(약 7천41억원) 상당의 자금이 나집 전 총리의 개인계좌에 입금된 것과 관련해 이뤄졌다.
나집 전 총리는 경제개발 사업을 하겠다며 2009년 1MDB를 설립한 뒤 수조원대의 나랏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그는 이러한 의혹을 전면 부인했으며, 2015년 1MDB의 부실을 수사하던 검찰이 자신의 계좌에 자금이 흘러든 정황을 포착했을 때는 사우디아라비아 왕가의 정치 기부금이라고 주장하며 외압을 행사해 수사를 방해했다.
하지만 올해 5월 총선에서 나집 전 총리를 몰아내고 집권한 말레이시아 신정부는 '1MDB 스캔들'에 대한 수사를 재개했고, 지난 7월 MACC는 1MDB의 옛 자회사를 통해 1천만 달러(약 112억원) 상당의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그를 체포했다.
배임과 반(反)부패법 위반, 자금세탁 등 7건의 혐의로 기소된 그는 이후 보석으로 풀려나 재판을 기다려 왔다.
나집 전 총리는 MACC와 경찰의 조사를 받은 뒤 20일 쿠알라룸푸르 형사기록법원에 출석해 반부패법 위반 등 혐의로 추가 기소될 전망이다.
[로이테족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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