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말의 전장' 된 하계다보스포럼…美의원들, 리커창 맹공

입력 2018-09-20 10:39   수정 2018-09-20 10:58

미중 '말의 전장' 된 하계다보스포럼…美의원들, 리커창 맹공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천억달러 어치의 중국 제품에 '3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비화한 가운데 중국의 안방에서 열린 하계 다보스포럼에서 중국과 미국 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붙었다.
20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미국 하원의 대럴 아이사(캘리포니아) 의원과 토드 로키타(인디애나) 의원은 전날 중국 톈진에서 개막한 제12회 하계 다보스포럼에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기조연설을 마치자마자 예정에 없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리 총리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리 총리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일방주의'를 비판하면서 자국을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의 수호자로 부각시켰는데 이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로키타 의원은 "미국 정부의 모든 행동은 충분한 근거에 기반한 신중하고 합리적인 조치"라며 미국의 대중 압박 정책을 옹호했다.
그는 리 총리가 기조연설에서 미국이 줄기차게 요구하는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의지를 피력한 것을 두고 "고무적이긴 하지만 새로운 말은 아니다. 말은 쉽지만 행동이 중요하다"고 평가절하했다.
로키타 의원은 "중국에는 수십 년 동안 해결되지 않은 수백 건의 지식재산권 문제들이 있다"며 "리 총리가 약속을 지킬 것인지를 보려면 이 사건들이 시의적절하게 해결되는지 두고 보면 된다"고 주장했다.
로키타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구호가 적힌 빨간 야구모자를 쓰고 자신의 선거 캠페인 사진을 찍을 정도로 공화당 원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자 가운데 한 명이다.
아이사 의원도 중국의 지식재산권 절취 행위 중단을 촉구하면서 중국 정부가 적절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의원들의 예상치 못한 맹공은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하계 다보스포럼을 활용해 미국의 일방주의를 비판하는 여론을 결집하고 자유무역과 다자주의의 수호자로서 이미지를 굳혀가려는 중국 정부를 당혹스럽게 만들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리 총리는 전날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이라는 기본 원칙을 지켜나가야 한다"면서 미국을 비판하면서도 협상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자는 유화적인 메시지를 미국 측에 공개적으로 발신했다.
'4차 산업혁명 속 새로운 사회 창조'를 주제로 19∼20일 열리는 제12회 하계 다보스포럼에는 90여 개국에서 2천여 명의 정치, 산업, 학계 대표들이 참석했다.
중국에서 열리는 이 포럼은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의 하반기 행사로, 매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다보스포럼과 구별하기 위해 하계 다포스포럼으로 불린다.
[로이터 제공]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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