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흑인발레' 선구자 아서 미첼 별세

입력 2018-09-20 10:44  

미국 '흑인발레' 선구자 아서 미첼 별세
조지 발란신이 키운 흑인 남성무용수…뉴욕 할렘서 발레단 창단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 백인 일색이던 1950년대 미국 발레에서 '인종의 벽'을 깼다는 평가를 받아온 미 뉴욕시티발레(NYCB)의 첫 남성 흑인 주역무용수 아서 미첼이 19일(현지시간) 별세했다.
가족들은 신장과 심장 질환을 앓던 미첼이 뉴욕의 한 병원에서 84세를 일기로 숨졌다고 AP통신에 전했다.
미첼은 금세기 최고의 발레 안무가로 꼽히는 조지 발란신(1904∼1983)이 뉴욕시티발레를 창단해 이끌었던 1950∼1960년대 절정기, 그의 작품 대부분에 주역으로 출연했던 '발란신 키즈'였다.
발란신은 이 발레단의 부설학교인 아메리칸발레스쿨(SAB)을 졸업하고 1955년 입단한 미첼을 파격적으로 기용했다.



발란신의 '웨스턴 심포니'로 데뷔한 미첼은 1956년 주역무용수로 승급돼 '한여름밤의 꿈', '호두까기 인형', '부가쿠(Bugaku)', '아곤(Agon)', '아케이드(Arcade)' 등 신고전주의를 표방한 발란신의 주요 작품에 출연하며 명성을 쌓았다.
발란신은 특히 '아곤'에서 흑인 발레리노와 백인 발레리나의 2인무를 안무하고미첼을 캐스팅했는데, 인종차별이 팽배했던 당시 객석의 비판을 받았지만 그대로 밀고 나갔다고 한다.
미첼은 올해 초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흑인을 다이애나 애덤스 같은뉴욕시티발레의 백인 수석 여자무용수와 한 무대에 세우다니 그 대담함을 상상이나 할 수 있느냐"고 회고했다.



1934년 맨해튼 할렘의 흑인 가정에서 태어나 넉넉지 않은 환경에서 성장한 미첼은 무용수로 나름 성공했지만 1966년 뉴욕시티발레를 떠난 뒤 진로를 바꿨다.
1968년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암살은 그가 흑인 무용수의 양성에 전념하는 전환점이 됐다.
그는 그 해 뉴욕 할렘에서 작은 고전발레 학교를 세운 데 이어 이듬해 30명의 흑인 어린이로 '댄스 시어터 오브 할렘(DTH)'이라는 고전 발레단을 창단했다.
10여 년 전 은퇴할 때까지 미첼은 이곳에서 예술감독으로 안무와 교육 활동에 전념했다.
이 발레단은 미국의 첫 흑인 발레단으로 국내외에서 입지를 굳혔으며, 무용수 뿐 아니라 음악, 무대기술, 무대의상 등의 예술 분야 인력을 배출하는 산실로 자리잡았다.
발레단의 한 관계자는 미첼이 지난달까지도 내년 발레단 창단 50주년을 맞아 무대에 올릴 자신의 작품 재구성에 몰두하고 있었다면서 "모든 사람이 발레라는 아름다운 예술을 누릴수 있는 세상이 온다고 믿었던 그는 진정한 선구자였다"라고 기렸다.
quinte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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