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개 사이트서 5천여만원 뜯어…1명 구속·9명 불구속 입건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불법 사설 주식사이트가 운영하는 계좌에 소액을 입금한 뒤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를 봤다고 허위 신고를 하고, 이를 빌미로 사이트 운영자를 협박해 금품을 뜯어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안 모(22) 씨를 구속하고, 황 모(22) 씨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안 씨 등은 2016년 2월부터 1년간 선물 옵션을 거래하는 불법 사설주식사이트 45곳의 대표계좌에 5만∼10만원 정도의 소액을 입금한 뒤 경찰서에 보이스피싱 피해를 봤다는 내용의 허위 진정서를 제출, 피해 확인서를 발급받았다.
이어 확인서를 은행에 제출해 해당 계좌의 지급정지를 유도함으로써 사이트운영자의 영업을 동결시켜 버렸다.
이런 상태에서 안 씨 등은 지급정지 해제를 조건으로 사이트 운영자를 협박, 수백만원을 뜯어내는 등 총 5천여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과거 보이스피싱 범죄 전력이 있는 안 씨 등은 특정 계좌를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피해 신고를 하면, 계좌가 지급정지 된다는 점을 알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해 8월 경기도 내에서 보이스피싱 관련 소액 피해 신고가 다수 접수된 사실을 파악하고 수사에 나서 안 씨 등을 검거했다.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본 사설주식사이트는 현재 모두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선물 옵션을 거래할 때에는 금융당국에서 제도화한 적법한 절차를 따라야 하지만, 피해 사이트들은 무허가로 금융투자 상품 시장을 운영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사이트 운영자들은 자신들의 불법 행위가 드러날까 두려워 신고도 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k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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