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비난 글에 당사자 '발끈'…"작성자 반드시 색출할 것"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옥천군이 하반기 승진 인사와 조직개편을 앞두고 뒤숭숭하다.
한 지역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인사 관련 비난 글을 올린 것과 관련, 당사자들이 '범인 찾기'에 나서면서 조직 내 갈등이 표면화되는 분위기다.
옥천군 A 과장 등은 지난 14일 지역신문 여론광장에 실린 글로 인해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당했다며 작성자를 경찰에 고소했다고 21일 밝혔다.
이곳에는 필명 '지나가던 사람'이 "근무평정을 조작한 인사부서 과장·팀장이 서기관·사무관 달 궁리만 한다. 이런 인간보다 묵묵히 일하는 공무원이 대우받아야 한다"는 원색적 비난 글을 게재했다.
이 글은 순식간에 1천여명이 읽었고, 이튿날에는 "과장은 근무평정을 조작해 빨리 승진했고, 팀장은 인사비리에 연루됐다"는 댓글까지 달렸다.
파문이 확산되자 당자사인 A 과장 등은 즉각 반박 글을 게재하고 고소 의사를 밝혔다.
이후 후배 공무원 B씨는 자신이 글을 썼다고 자백한 뒤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A 과장 등은 "그냥 넘길 문제가 아니다"며 지난 18일 옥천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허위사실을 퍼트린 B씨와 더불어 악성 댓글을 단 사람들을 명예훼손죄로 처벌해 달라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인사 문제를 둘러싼 선후배 공무원들의 감정싸움은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경우에 따라서는 옥천군 인사 관련 자료를 통째로 경찰에 넘겨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를 두고 군청 안팎에서는 케케묵은 조직 내 불신과 갈등이 곪아 터진 것으로 보고 있다. 옥천에서는 인사 때면 특정 부서 출신의 특혜설이 제기되는 등 잡음이 이어졌다.
A 과장은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악성 글 때문에 매우 힘들었다"며 "익명 뒤에 숨어서 유언비어를 퍼트리는 사람들이 더이상 발붙이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일은 인사와 조직개편을 앞두고 특정세력에 의해 기획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반드시 작성자를 색출하겠다"고 덧붙였다.
옥천경찰서는 이 사건을 지능팀에 배정, 수사에 착수했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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