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이코노미스트 "무역긴장이 심각한 악영향…세계경제 정체기 직면"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등 글로벌 통상갈등이 세계 경제에 암운을 드리우는 핵심 요인이라고 20일(현지시간) 경고했다.
OECD의 로랑스 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중간 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한 뒤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세계 경제가 매우 높은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보호무역주의 등 당면 리스크가 추가 성장 가능성을 저해하고 있다"면서 "세계 경제가 정체기에 들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OECD는 이날 수정 경제전망 자료에서 올해와 내년의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것보다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내려 둘 다 3.7%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무역을 둘러싼 긴장 고조가 글로벌 투자·고소비자경기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러 국가들에 세워진 관세 장벽과 무역정책의 변화가 이미 곳곳에서 자본과 물자의 흐름을 가로막고 투자계획과 경제심리 전반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 OECD의 분석이다.
로랑스 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심화 우려와 관련해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OECD의 전망치는 이미 실행된 관세 장벽만 고려한 것이라고 밝히고, 미국이 지금까지 내놓은 예고조치를 실제로 이행한다면 관세 장벽이 미국의 물가를 0.25∼0.5%포인트 끌어올리고 국내총생산(GDP)을 0.4%포인트 감소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은 일단 양호한 고용상황과 감세, 재정지출 확대 등의 정책이 국내수요를 견인해 올해 2.9%, 내년 2.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은 성장세가 점차 둔화해 올해 2.0%, 내년 1.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로존의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와 내년 모두 지난 5월의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내려갔다.
선진국뿐 아니라 신흥국들 역시 이미 낮은 성장 전망과 유동성 부족을 겪는 상황에서 보호무역 기류가 거세지면서 타격을 입고 있다.
지난달 미국과의 외교갈등 속에 통화가치 폭락을 겪으며 신흥국발(發) 경제위기 뇌관으로 떠오른 터키의 경우,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5월 전망치에서 4.5%포인트나 깎아 0.5%로 조정했다.
OECD는 무역전쟁 기류가 신흥국으로 광범위하게 전염되는 상황은 일단 피했다면서도 선진국들이 예상보다 빨리 긴축을 시작할 경우 신흥국의 투자심리가 광범위하게 저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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