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부 신문, 러 소식통 인용해 보도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미국이 시리아 남부 국경 지역 요충지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놓고 러시아와 협상 중이라고 시리아 매체가 보도했다.
20일(다마스쿠스 현지시간) 시리아 친정부 성향 일간지 알와탄은 미국이 남동부 알탄프 기지에서 철수하는 문제에 관해 며칠 전 러시아와 논의를 시작했다고 러시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것으로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와탄은 양국 협상이 미군 완전 철수의 첫 단계 논의라고 해석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일부 러시아 매체도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미국은 또 알탄프 부근의 국경 건너편 루크반 난민캠프를 해체하고 시리아인의 귀환을 추진할 것이라고 신문은 전망했다.
루크반 캠프에는 시리아 난민 약 8만명이 체류한다.
시리아 남부의 알탄프 기지는 시리아, 이라크, 요르단 세 나라 국경이 만나는 요충지에 있다.
이 기지에는 미군 특수부대원 1천500∼2천명이 주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17일 러시아와 터키가 시리아 반군 최후 거점 이들립에 비무장지대를 설치키로 합의한 후 일부 터키·시리아 정세분석가들은 시리아 사태 논의가 유프라테스강 동부 쿠르드 반(半)자치지역 또는 이들을 지원하는 미군 문제로 옮겨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와탄의 보도도 이러한 흐름과 일치한다.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활동하는 정세분석가 압둘라 흐마이다는 이들립 군사작전이 유예됨에 따라 시리아군이 미군 주둔 지역으로 관심을 돌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신화통신에 밝혔다.
그러나 와탄이 보도한 미군의 알탄프 기지 철수안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권과 러시아정부의 일관된 요구일 뿐 미국은 현재까지 이곳에서 병력을 빼겠다는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
미국은 되레 해병대 100명 이상을 이달 초 알탄프에 보강하고, 이어 반군 조직과 함께 8일간 실탄 훈련을 실시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미군의 이번 훈련은 러시아를 향해 알탄프 기지로 접근하지 말라는 경고 신호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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