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대학가 '귀향버스'…서울대·연세대 등 추석 운행 안해

입력 2018-09-22 07:00  

사라지는 대학가 '귀향버스'…서울대·연세대 등 추석 운행 안해
서울대 버스 신청자 2008년 600여명→올해 26명…2년째 운행 포기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추석에 고향 내려가려는데 뒤늦게 학교 귀향 버스가 없어진 것을 알았어요. 급하게 버스표를 예매하느라 앞당겨서 출발해요."
고향이 부산인 서울대 4학년 조모(24)씨는 추석을 맞아 일반 버스를 예매해 고향에 내려간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학생들을 태우고 추석마다 지방으로 내려가던 서울 시내 대학들의 '귀향 버스'가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22일 서울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올해 추석 시간대별 노선당 인원이 기준인 35명보다 적어 귀향 버스 전 노선을 운영하지 않는다. 총학생회는 애초 7개 노선을 운행하기 위한 수요조사를 했지만, 신청자가 26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신청자가 35명에 그쳐 귀향 버스를 운행하지 않은 데 이어 2년째 운행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귀향 버스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서울대 귀향 버스는 10년 전인 2008년에는 신청자가 600여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잡한 터미널 대신 학교에서 모여 출발하고, 가격도 일반 버스보다 저렴해 많은 학생이 애용했다.
하지만 이후 귀향 버스 신청자는 점차 감소했다. 2015년 255명이었던 신청자는 2016년에는 46명으로 급감했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수요조사 결과가 너무 적게 나와서 우리도 놀랐다"며 "추석 때 집에 안 가는 학생도 많고, 다른 방법으로 귀향하는 학생도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세대도 올해 추석 때 귀향 버스를 운영하지 않는다.
연세대 관계자는 "점점 귀향 버스를 이용하는 학생이 줄다가 지난해에는 1~2대 운행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서강대 역시 올해 귀향 버스를 운행하지 않는다.
이화여대는 '한가위 귀향단'으로 이름 붙인 귀향 버스 운행을 2015년 중단했다. 당시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신청자가 100명도 안 되는 가운데 버스대절 비용이 증가해 재정 부담이 커졌다며 귀향 버스 복지 사업을 폐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고려대는 버스 14대를 대절해 13개 노선을 운영한다. 지난해 귀향 버스 신청자가 290여명이었지만 올해는 236명으로 줄었다.
한양대는 지난해 추석에 이어 올해 추석에도 6개 노선 6대 버스를 운행한다. 2016년 13개 노선을 운행했지만, 신청자 감소로 지난해 6개 노선을 줄인 데 이어 올해도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1994년에는 서울의 대학 학생회가 연합해 버스를 대절하며 대규모 귀향 버스를 운행했다. 당시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 서부지역 대학생 4천200여명이 귀향 버스를 이용한 바 있다.
서울 시내 한 대학 관계자는 "아무래도 KTX가 새로 생기면서 버스보다 기차를 선호하는 학생들이 많아진 것 아니겠냐"라면서 "올해는 연휴도 짧고 취업난이라는 외부적 상황 때문에 귀향하는 학생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p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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