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세종병원 '아픔'은 아직도…사망 보상 지지부진

입력 2018-09-25 13:21  

밀양 세종병원 '아픔'은 아직도…사망 보상 지지부진
화재사 45명 중 16명 합의금 못 받았거나 소송 중…70여명 '치료 중'





(밀양=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190여명의 사상자를 기록한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가 발생한 지 8개월, 일부 사망자 유족은 여태 병원 측으로부터 합의금도 받지 못한 채 추석을 맞았다.
25일 밀양시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26일 발생한 세종병원 화재 이후 사상자는 공식적으로 사망 64명, 부상 128명 등 192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가운데 검찰 기소 등을 기준으로 '화재사'로 인정된 경우는 45명이고, 나머지 19명은 기저질환 등 다른 요인으로 인한 것으로 분류됐다.
부상자 가운데 50여명은 퇴원했고 나머지 70여명은 계속 치료 중인 것으로 시는 파악하고 있다.
그런데 입원 환자가 대부분 워낙 고령자여서 퇴원을 했다가 다시 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사 45명의 유족 가운데 병원 측이 제시한 금액에 동의, 합의서를 제출한 경우는 37명이다.
이 가운데 29명에게만 합의금이 지급됐고 8명에겐 아직 지급되지 못했다.
합의하지 않은 8명 가운데 병원 의료진과 상대적으로 나이가 젊었던 환자 등 5명의 유족은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서류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사망자 3명의 유족은 소송으로 갈지, 합의할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합의하고도 위로금을 못 받은 유족이 많은 것은 세종병원을 운영해온 효성의료법인 손모 이사장 등이 대부분 구속기소 된 데 이어 '사무장 병원'으로 드러나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명세서를 청구해 받은 408억원에 대해 환수절차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건보공단은 이미 지난 4월 초 경찰 수사 결과서를 받은 후 세종병원 대표자와 법인 재산에 대한 가압류 조치에 들어갔다.
여기에다 보상액수를 수용하지 않고 소송에 들어간 유족들, 임금 7억원가량이 체불된 병원 직원들, 병원을 대신해 우선 장례비와 병원비를 지원했던 밀양시 등이 모두 의료법인을 상대로 가압류를 신청해놓은 상태다.
밀양시는 애초 늦어도 7월까진 병원 측과 합의된 유족 위로금 지급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사장 구속에 이은 재산가압류 조치 등 복잡한 사정으로 계속 늦어지고 있다.
시는 화재 참사 당시 한 달간 모은 도민 성금 7억9천400여만원을 부상자들에겐 등급별로 지급하고 사망자 유족에게는 인원수에 비례해 나눠줬다.
시 관계자는 "보상 협상 당사자가 구속돼 있어 변호사 측을 상대로 합의금 지급 건을 협의하고 있지만, 진척이 잘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환 세종병원 화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추석이 됐는데도 합의금을 아직 못 받은 유족들은 매우 갑갑할 것"이라며 "법률 대리인을 통해 촉구하고 있지만,성과가 없어 섭섭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b94051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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