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백두산 천지서 아리랑 부를줄 꿈에도 예상못했죠"

입력 2018-09-21 22:10   수정 2018-09-21 22:14

알리 "백두산 천지서 아리랑 부를줄 꿈에도 예상못했죠"
특별수행원으로 평양 다녀온 소감 밝혀…"즉흥 요청으로 노래"
"같은 방향으로 가는 새처럼 남북관계도 그런 순간 많아지길"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백두산) 천지에서 정선아리랑과 진도아리랑을 부르게 될 줄은 꿈에도 예상 못 했어요."
가수 알리(본명 조용진·34)가 지난 20일 오전 백두산 천지에서 남북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무반주로 진도아리랑을 부른 소감을 밝혔다.
18~20일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북한 평양을 다녀온 그는 21일 SNS를 통해 "제3차 남북정상회담 일정에 참여하게 된 것이 아직도 꿈만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남북 정상의 백두산 등반 영상에서 알리는 천지를 배경으로 '아리아리랑 스리스리랑 아라리가 났네∼'라며 구성진 소리를 들려줬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박수를 쳤고, 성악가 출신인 김정숙·리설주 여사는 함께 장단을 맞추며 아리랑을 따라불렀다.
알리는 "어릴 때 배운 판소리가 이렇게 튀어나올 줄은"이라며 "함께 계셨던 분들의 즉흥적인 요청으로 이루어진 일이었는데 여러분들도 좋아해 주시니 음악 하는 특별수행원으로서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월 우리 예술단의 평양 공연에 이어 두 번째 북한을 방문해 음악으로 남북의 거리를 좁히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했다.
이번 일정에서도 지난 18일 방북 첫날 김 위원장이 주최한 만찬에서 자기 곡 '365일'을 부르고 김형석 작곡가의 피아노 연주에 맞춰 '아리랑'을 선사해 흥겨운 분위기를 이끌었다. 20일 삼지연 초대소에서 김 작곡가의 연주에 맞춰 노래하는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알리는 "쪽잠 자며 긴장감 갖고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던 2박 3일"이라며 모든 일정 하나하나 의미 있고 소중했던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남북 관계에 대한 바람도 나타냈다.
그는 "천지를 보러 가는 차 안에서 제비 날개 모양을 가진 새 한 쌍이 짝지어 정겹게 날아가는 모습을 보았다"며 "함께 가기도 하고 때론 멀찌감치 떨어져 가기도 했는데 결국 같은 방향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남북관계도 그러한 순간이 점점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또 자신도 그 순간 속에서 음악으로 함께 할 수 있도록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다짐을 하며 돌아왔다고 했다.
그는 "시원했던 천지 물에 손을 담그고 생각나는 노래를 이리저리 불러대며 천지의 울림을 느꼈던 그때를 떠올리면서. 천지의 기운을 흠뻑 받은 천지의 디바 되길. 인생에서 손에 꼽을 뜻깊은 일정이었다"고 말했다.
mim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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