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법원, 검열기관 금지한 '레즈비언 영화' 일반 상영 허가

입력 2018-09-22 00:49  

케냐 법원, 검열기관 금지한 '레즈비언 영화' 일반 상영 허가
'라피키' 성인 대상 7일간 상영 가능…아카데미 출품 길 터

(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케냐 법원이 아카데미영화제에 출품될, 자국 감독이 제작한 레즈비언 영화에 대해 현지 영화관 상영을 허가했다.
케냐의 윌프리다 오크와니 판사는 21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여성들의 동성애를 다룬 영화 '라피키'(Rafiki)를 현지 영화관에서 성인들을 대상으로 7일간 상영해도 된다는 판결을 내렸다고 현지 일간 데일리 네이션이 이날 보도했다.
미국 아카데미협회는 출품작에 대해 현지 극장에서 최소 7일간 일반에 상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이 영화를 제작한 와누리 카히우 감독은 검열기관인 케냐영화등급위원회(KFCB)가 자신의 작품에 대해 여성 동성애를 부추긴다며 현지 상영을 금지하자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오크와니 판사는 이날 판결에서 "영화 감독이 아카데미영화제에 출품돼 받게 될 영광과 명예, 그리고 기회를 박탈당하게 될 것"이라며 카히우의 손을 들어주었다.
판사는 그러면서 "쟁점은 동성애가 옳으냐 그르냐, 도덕적이냐 비도덕적이냐가 아니라 동성애를 주제로 한 영화를 제작하는 예술가나 영화제작자가 자유로운 표현과 창작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라피키는 올해 5월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신예 감독이나 소외된 삶을 다룬 영화를 대상으로 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받아 상영됐다.
이날 판결이 나고서 KFCB의 에제키엘 무투아 위원장은 트위터에서 "정신이 온전한 사람이라면 소녀들이 성관계하는 것을 지켜보는 데서 무슨 즐거움을 얻는단 말인가?"라며 '상영관들은 상영 전 위원회의 허가를 얻어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라피키는 스와힐리어로 '친구'를 뜻하는 말로 우간다의 모니카 아라크 니에코가 쓴, 두 젊은 아프리카 여성의 사랑을 다룬 소설 '잠불라 나무'를 각색한 것이다.

airtech-keny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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