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권용 기자 = 중국의 이른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가 아시아 일부지역에서 논란을 빚는 가운데 이탈리아가 주요 7개국(G7) 중 처음으로 일대일로에 협력 의사를 피력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을 방문한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부총리는 전날(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이탈리아가 G7 국가로는 처음으로 연내에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을 승인하는 첫 국가가 되기를 바란다"며 적극적인 지지 입장을 밝혔다.
디 마이오 부총리는 방중 마지막날인 이날 "올해 안에 중국 측과 일대일로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을 마무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자신이 오는 11월초 상하이에서 열리는 중국 국제수입엑스포무역박람회 참석을 위해 다시 중국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관련해 중국과 MOU를 체결한 국가는 최근 서명한 그리스를 포함해 80개국을 넘어섰지만 G7 회원국 중에서는 일대일로를 지지한 국가는 전무한 상태다.
중국은 앞서 영국, 프랑스 등 다른 G7 국가들과 일대일로 MOU를 체결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했으나 일방적인 프로젝트가 돼서는 안된다는 등의 이유로 성사되지 않았다.
특히 일각에서는 중국의 일대일로가 국제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데다 지정학적인 영향력 행사를 확대하려는 시도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등 부정적인 반응이 잇따랐다.
하지만 이탈리아가 G7 회원국 가운데 처음으로 적극적인 협력 의사를 보이면서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디 마이오 부총리는 특히 독일과 프랑스, 영국 등 유럽연합(EU) 주요 회원국과 달리 중국과의 상호 투자 확대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EU 규제가 존재하지만 상호 유익하다면 투자를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은 양국이 상호 협력을 위한 공통 분모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디 마이오 부총리는 또 현재 격화되는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 이탈리아 정부는 일방주의를 지지하지 않으며 다자주의를 선호하고 있다고 강조, 중국에 대한 간접적인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이탈리아는 지난해의 경우 국내총생산(GDP)의 약 30%인 5천30억 달러의 제품을 수출할 만큼 수출 비중이 높아 자칫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국제교역 충격파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탈리아는 특히 같은 기간 중국과의 교역에서 170억 달러의 무역 적자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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