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는 최대 자산…훼손시 책임 묻겠다"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최근 구글의 '반(反)트럼프 편향'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가 정치적 당파성 경계를 주문하며 내부단속에 나섰다.
22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피차이 CEO는 전날 사내 공지문을 통해 직원들에게 "우리는 어떤 정치적 어젠다를 선호하기 위해 상품을 편향시키지 않는다"면서 "이용자들이 우리에게 주는 신뢰는 우리의 최대 자산이고, 우리는 항상 그것(신뢰)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신뢰를 훼손하는 어떤 구글러(구글 직원)에게도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또 "구글은 그 자체가 비당파적이고, 계속 비당파적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WSJ은 전날 구글 직원의 이메일을 통해 확인했다면서 구글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 정책에 저항하는 취지에서 특정 단어의 검색결과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무슬림 또는 이슬람, 이란, 히스패닉, 멕시코, 라티노 같은 특정 단어를 검색했을 때 네티즌의 반감을 일으키거나 '반이민 여론'을 뒷받침할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해선 노출을 제한하는 알고리즘을 논의하고, 동시에 변호사 조언을 비롯해 이민자들에게 우호적인 콘텐츠를 쉽게 노출하는 방안도 거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피차이 CEO는 "내부 이메일을 인용해 우리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검색결과의 진실성을 훼손했다고 지적한 최근 뉴스는 완전히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12일 미 극우 성향 매체 브레이트바트는 2016년 미 대선에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구글 임원들이 회의 석상에서 선거 결과에 불만과 우려를 표한 동영상을 공개했다.
미 대선 이후 개최된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전체 임원회의 동영상에서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는 "이민자이자 난민의 한 사람으로서 트럼프의 당선이 매우 불쾌하다"면서 그의 승리는 회사의 많은 가치와 충돌한다고 말했다. 브린은 구소련 출신 이민자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와 루스 포랏 알파벳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매우 감정적으로 보였고 말을 하는 동안 숨 막혀 하는 표정이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말 "구글에서 '트럼프 뉴스'라고 쳐봤더니 96%가 좌파 매체 뉴스였다"면서 잇따라 맹공을 펼친 가운데 백악관은 구글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겨냥해 반독점 여부 조사를 골자로 하는 대통령 행정명령을 준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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