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서 어느 후보가 승리해도 결과 존중해야"…반대세력에 승복 촉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대선 이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사면설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 연방대법원장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주제 안토니우 지아스 토폴리 연방대법원장은 24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와 회견을 통해 "특정인을 위한 사면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폴리 대법원장은 자신이 과거 좌파 노동자당(PT)과 가까웠으나 이 때문에 룰라 전 대통령 사면을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법원장 취임에 앞서 토폴리는 2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룰라 전 대통령 수감 문제를 놓고 지난 4월에 열린 대법관 회의에서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토폴리가 대법원장에 취임한 이후 브라질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대선 이후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해 사면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이에 앞서 노동자당의 페르난두 아다지 대통령 후보는 지난 17일 이 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룰라 전 대통령 사면을 추진할 것이라는 소문을 부인하는 발언을 해 시선을 끌었다.
아다지 후보는 "룰라 전 대통령은 사면이 아니라 재판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대선에서 승리해도 룰라 전 대통령을 사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대선에서 승리해 집권하면 룰라 전 대통령을 국정에 참여시키겠다고 말해 여러 해석을 낳았다.
아다지 후보는 "룰라는 브라질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 가운데 한 명이었다"면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정 자문과 같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토폴리 대법원장은 "대선에서 어느 후보가 승리하더라도 결과가 존중받아야 하며 반대세력은 승복해야 한다"면서 "모든 정치세력은 민주적 경쟁의 결과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3일 취임한 토폴리 대법원장은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동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다.
최근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대선은 극우 성향 사회자유당(PSL)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와 아다지 후보의 양자 대결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대선 1차 투표는 10월 7일이며, 여기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후보가 10월 28일 결선투표에서 승부를 가린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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