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와 국제정치·김경집의 통찰력 강의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 인류세 = 클라이브 해밀턴 지음. 정서진 옮김.
국제층서위원회 공식 용어는 아니지만 널리 회자되는 인류세(人類世·Anthropocene)의 의미를 암중모색한다.
저자는 호주 캔버라 찰스스튜어트 대학교 공공윤리 담당 교수다.
인류세는 등장한 지 20만년 된 현생인류가 지구에 끼친 영향이 수백만년에 걸친 지질학적 변화와 맞먹는다고 본다. 인간의 산업 활동 때문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지구 시스템 전반에 엄청난 변화를 초래했다고 말한다.
이로 인해 인간은 거대한 빙상이 물러나 인간이 번성하는 데 적합한 온대기후의 방대한 대지가 펼쳐진 이후 1만 년 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폭풍, 가뭄, 폭염과 같은 자연재해에 직면하게 됐다.
그러나 자연도 강해졌지만 인간도 강해졌다.
저자는 지구를 자기 영향권 안으로 끌어당기려는 인간과 지구의 힘겨루기가 진행 중이라고 본다. 그러면서 이런 힘겨루기를 단순히 낙관 또는 비관하기보다 지구와 인간의 힘 모두를 인정할 때 새로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인류의 역사와 지구의 역사 사이에서 일어나고 이는 충돌보다 더 큰 충돌은 없을 것이다. 인간의 공통된 운명을 좌우하는 능력이 더 이상 인간에게 있지 않을 가능성은 사실상 인류세 과학에 내재된 의미이며, 이는 근대의 종말을 뜻한다."
이상북스 펴냄. 272쪽. 1만8천원.
▲ 중국 외교 읽기 = 케리 브라운 지음. 도지영 옮김.
중국 외교 정책을 평가함으로써 외교 무대에서 모호하고 일관되지 않은 태도를 보이는 중국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한다.
저자는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라우중국연구소 소장이자 중국학 교수로 베이징 주재 영국대사관 1등 서기관을 지냈다.
중국은 전 세계 130여 개국과 교역하며, 세계 1위 인구와 그에 걸맞는 경제력으로 2010년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됐다. 이제 중국의 일상적인 선택들조차 국제 외교뿐 아니라 세계 경제와 환경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중국은 세계 기후변화협약 준수에 앞장서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일대일로 프로젝트 등을 통해 미국의 영향권을 벗어난 자체 네트워크를 만들려 한다.
저자는 과거 국제사회를 주도한 국가들의 무책임한 태도 때문에 중국은 스스로 원한 것보다 훨씬 더 빨리 세계 무대에서 주목을 받고 강대국 지위에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중국이 외부 세계를 어떻게 구역화해 외교적으로 관리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1구역은 최대 무역 거래 파트너이자 안보상 최대 라이벌인 미국이며 2구역은 지리적으로 인접한 아시아 강국들이다. 3구역은 제2의 수출시장인 유럽연합이며, 4구역은 아프리카, 중동, 라틴아메리카, 남극, 북극 등이다.
시그마북스 펴냄. 312쪽. 1만6천원.
▲ 김경집의 통찰력 강의 = 김경집 지음.
활발한 저술, 강연 활동을 펼치는 인문학자가 질문을 통해 '진짜 인문학'을 익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우리는 정답을 외는 데 익숙하지만 그러다 보면 유연하고 확장한 사고를 하지 못한다. 진정한 앎이나 통찰은 질문에서 나온다.
책은 수많은 정답, 상식에 도전하며 비틀어 보기를 제안함으로써 끊임없이 의심하고 질문하고 탐구하는 습관이 통찰력과 창의력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동아시아 펴냄. 288쪽. 1만5천원.
▲ 핵무기와 국제 정치 = 안준호 지음.
30년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선임 핵사찰관, 기술자문위원으로 활동한 저자가 핵무기를 둘러싼 국제정치 현실을 냉정하고 체계적으로 분석한다.
원자 발견에서부터 핵무기 개발까지 과학기술의 발전 과정과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고, 2차 세계대전 이후 핵무기로 복잡해진 국제정세와 이해관계를 설명한다.
2011년 초판 출간 후 변화한 국제 환경과 업데이트한 자료를 보완하고 '북한이 핵무기 야망'이라는 새로운 장을 추가해 재출간했다.
추가된 장에서는 2012년 김정은 정권 출범 후 북한이 감행한 세 차례 핵 실험 배경과 의미를 분석하고, 북한의 비핵화 검증 과정이 힘든 노정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
열린책들 펴냄. 360쪽. 1만8천원.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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