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재동참 압박 속 정유사들 11월 인도분 주문않아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의 대이란제재 복원을 앞두고 인도도 이란산 원유의 수입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는 중국과 더불어 이란 원유의 최대 고객인 만큼 실제 수입감소가 이뤄진다면 타격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도 국영석유회사(IOC)와 바랏석유 등 인도의 최대 정유회사들은 11월 인도분 이란산 원유를 구매하지 않기로 했다고 해당 업체 관계자들이 전했다.
그러나 다른 정유업체인 마갈로어와 페트로케미컬은 11월물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이 물량의 구매 마감은 10월 초에 이뤄지는 까닭에 아직 업체들의 동태를 지켜볼 부분이 있다.
블룸버그의 유조선 추적 자료에 따르면 인도는 올해 하루 평균 57만7천 배럴의 석유를 이란으로부터 수입했다. 이는 이란 석유 수출의 27%를 차지하며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양이다.
인도 정부는 미국의 대이란 독자제재에는 동참하지 않겠다는 뜻을 지난 5월 분명히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인도 정유사들의 태도를 고려할 때 그런 입장이 변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의 제재 타격 때문에 이란이 또 다른 주요 고객을 잃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해설했다.
미국은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들에 제3자 제재(세컨더리 보이콧)를 가하겠다며 국제사회에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 일본, 유럽이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줄이고 있다며 인도 정유회사들의 이번 수입 중단 결정은 일시적일지라도 이란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란산 원유에 대해 11월 개시되는 미국의 제재를 앞두고 유가는 오르고 있다.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의 가격은 25일 한때 82.55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브렌트유 가격은 올해 들어 23% 상승했으며 배럴당 80달러를 상회해 2014년 이후 초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세계 최대 원유거래사 중 하나인 머큐리아 에너지 그룹과 트라피규라 그룹은 이란산 원유 공급의 감소로 인해 유가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 오바마 정부는 대이란 제재 당시 전보다 낮은 수준의 이란산 원유 수입은 허용했지만 이번 제재에서는 이런 면제가 주어질지 불확실한 상태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간 트럼프 정부는 과거와 달리 이번 제재에서는 면제를 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다.
트라피규라 그룹의 석유거래부문 공동 대표 벨 럭코크는 미국이 제재에 예외가 없다는 엄격한 입장을 취함에 따라 국제 원유의 일일 공급량이 무려 150만 배럴이나 감소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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