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부채 증가세로 전환…부채위기감 증폭

입력 2018-09-27 10:06   수정 2018-09-27 10:41

중국 기업부채 증가세로 전환…부채위기감 증폭
무역전쟁·성장둔화 탓 내수진작에 주력하는 듯
"금리동결·금융체계 유동성 공급·재정지출 확대 추진"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중국 경제의 최대 위험요소로 지목돼온 기업부채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이 27일 국제결제은행(BIS)의 최신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중국 비금융 기업들의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 비율은 2017년 4분기 160.3%에서 올해 1분기 164.1%로 뛰어올랐다.
중국 기업들의 GDP 대비 부채비율은 2016년 2분기에 166.9%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해왔다.
부채비율의 상승세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의 타격을 줄이기 위한 당국의 대책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블룸버그 추산에 따르면 중국은 고율관세를 서로 부과하는 무역전쟁으로 인해 GDP 성장률이 0.5%포인트 깎일 전망이다.
중국으로서는 기업의 부채증가를 옥죄는 디레버리징 정책의 연기를 고려할 처지에 몰린 셈이다.
블룸버그는 올해 초 미국과 중국이 서로 고율 관세를 물리기 전부터 이미 부채감축 계획이 엇나간 것으로 관측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부채비율이 높아진 것은 부채누적 속도가 빨라진 데다가 경제성장이 둔화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리서치업체인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는 "2017년 경제성장 속도가 빨라지면서 당국이 긴축 통화정책을 펼칠 여유가 있었고 그 결과로 부채 증가세가 둔화했다"고 지적했다.
이 업체는 "그런 좋은 여건은 이제 와해됐고 그 결과로 당국이 긴축정책을 철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다수 경제전문가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어두워지는 경기전망에 따라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올해 남은 몇 달간 금융체계에 추가 유동성을 공급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은 미국이 이날 기준금리를 2.00∼2.25%로 0.25%포인트 올렸고 12월 추가 인상도 고려하고 있음에도 무역전쟁과 경제성장 둔화 때문에 금리를 당분간 동결할 것으로 관측됐다.
블룸버그가 애널리스트, 트레이더 40명을 상대로 한 설문에서 중간값 추산은 중국이 자국 기준금리인 7일 만기 역환매조건부약정의 금리를 현재 2.55%로 연말까지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당국은 외부 위협에 맞서 국내 소비와 투자를 진작하기 위해 감세와 기간시설 지출을 포함한 재정정책도 준비하고 있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롄웨이량(連維良) 국가개발개혁위원회(NDRC) 부주임은 "중국은 내수를 확장함으로써 충격을 완전히 회피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위험수위에 이른 중국 기업들의 부채를 두고 우려가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홍콩소재 나티시스 아시아의 이코노미스트 개리 응은 부도 기업이 증가할 수 있지만 중국은 위기관리를 자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응은 "당국은 부채를 조금 늘거나 현재 수준에서 관리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일반적인 견지에서 판단할 때 중국이 기업부채 문제를 조금 더 계속 미룰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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