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폭격이 얼마나 대단했던지 지구 초고층대기에서도 그 여파가 감지될 정도로 지구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리딩대 연구팀 크리스 스콧은 "연합군이 매번 공습했을 때 적어도 300차례 벼락이 쳤을 때의 에너지를 방출했다"며 "이런 사실을 발견해 냈을 때 정말 놀랐다"고 말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26일(현지시간) 전했다.
연합군의 공습은 마을을 완전히 잿더미로 만들었고 영국 1천㎞ 상공에서도 그 충격파가 감지됐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연구팀은 영국 슬라우에 있는 전파연구센터(RRC)에 보관돼있는 기록을 토대로 이런 결과를 얻어냈다.
이들은 독일 베를린 공습과 노르망디 상륙작전 지원 공습 등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에서 진행됐던 152차례의 연합군 공습이 지구 대류권 상층부 초고층대기의 전자 집중에 어떠한 변화를 일으켰는지 연구했다.
연구팀은 폭탄이 폭발할 때 전자 집중이 현격히 약화하면서 지구 초고층대기를 뜨겁게 달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로 인해 슬라우 상공의 이온층에서 적지만 눈에 띌 정도의 감소가 일어났다는 것.
스콧은 "폭격이 지구 초고층대기를 살짝 달구는 등 매우 일시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이온층 감소는 초고층대기를 달군 열이 소멸할 때까지 지속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온층을 전반적으로 이해하는 데 이번 연구가 매우 중요했다"며 "종전까지는 이온층이 태양 활동에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해 왔지만, 이 연구 이후 더 많은 변수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지구에서 발생하는 번개와 화산 폭발, 지진 등 자연현상이 지구 초고층대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 결과는 유럽지구과학연맹(EGU) 저널 '아날레스게오피지카이'(AG)에 게재됐다.
kyung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