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추가 세무조사를 막아주겠다며 로비자금 명목으로 억대 수임료를 요구해 받은 고위 세무공무원 출신 세무사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부(최환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알선수재)로 기소된 세무사 A(63)씨에게 징역 1년과 추징금 1억6천500만원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2014년 2월께 공장용지 조성사업 과정에서 비자금 30억원을 조성한 혐의로 세무조사를 받는 건설사 대표 B씨에게 세무조사가 확대되는 것을 막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로비자금 명목으로 2차례에 걸쳐 1억6천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5년 전 부산지방국세청 고위 공무원으로 퇴직한 이른바 전관 세무사였다.
A씨는 애초 세무공무원 접대·로비 자금으로 3억원이 필요하다고 요구해 B씨가 난색을 보이자 1억1천만원과 5천500만원을 두 차례에 걸쳐 받았다.
A씨는 법정에서 정식 수임료로 돈을 받았을 뿐, 공무원 직무에 관하여 부탁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B씨는 관계사의 추가 범법 행위가 발각될 위험에 처해 어떻게든 추가 세무조사를 막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A씨가 받은 돈은 통상적인 세무대리 대가로 보기에는 이례적이고, 전직 세무서장 출신 세무사의 영향력을 기대해 지급했다는 B씨 진술이 더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는 고위 세무공무원으로 퇴직한 뒤 인맥과 영향력을 이용한 로비로 추가 세무조사를 막아주겠다고 돈을 받았다"며 "수수한 금품이 거액인 점, 공무원 사무의 공정성과 불가매수성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위험이 발생한 점 등에 비춰 죄책이 무거운데도 직원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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