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벨재단 주최 인권상 시상식 참석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중국 인권운동가였던 고(故) 류샤오보(劉曉波) 부인 류샤(劉霞)가 지난 7월 독일로 이주해 자유의 몸이 된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했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류샤는 미국 인권단체 바츨라프 하벨 재단의 초청으로 지난 25일(현지시각) 밤 미국에 도착했으며, 이날 재단이 주최하는 인권상 시상식에 참석하기로 했다.
하벨 재단은 극작가 출신의 민주화 운동가인 바츨라프 하벨(1936∼2011) 전 체코 대통령의 정치적 유지를 계승하기 위해 2012년 미국에서 설립된 인권단체다.
류샤는 전날 '중국의 힘 없는 자의 힘'이라는 주제로 열린 중국 민주화 토론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그의 남편 류샤오보는 2008년 12월 세계인권의 날에 '08헌장'을 발표해 공산당 일당체제 종식 등 광범위한 민주개혁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2009년 12월 국가전복선동죄로 징역 11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당시 아무런 범법을 하지 않았던 류샤는 단지 류샤오보의 아내라는 이유로 가택 연금을 당해 이후 자유를 잃어야 했다.
류샤오보는 지난해 7월 13일 간암으로 별세했으나, 류샤는 정부에 의해 가택 연금을 당해 외출조차 쉽지 않았고 극심한 슬픔에 빠져 우울증을 겪는 등 심신이 극도로 쇠약해졌다.
이에 국제사회는 류샤의 출국을 위해 중국 정부에 압력을 넣었고, 지난 7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회동 후 류샤는 전격적으로 출국이 허용돼 독일로 이주했다.
올해 하벨 재단이 수여하는 인권상은 류샤의 출국을 배후 지원한 독일 내 중국 반체제 작가 랴오이우(廖亦武)가 받을 예정이다.
랴오이우는 중국에서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의 희생자를 기리는 '도살'이라는 시를 공개 낭독한 후 1990년 반혁명 선전선동죄로 4년간 수감됐다가 2011년 중국과 베트남 국경을 넘어 독일로 이주한 작가다.
이후 랴오이우는 류사 문제를 메르켈 총리를 비롯한 독일 지도층과 일반 대중에게 인식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랴오이우는 미국으로 망명한 톈안먼 민주화 운동의 학생 지도자이자 류샤오보의 제자였던 왕단(王丹)과 만날 예정이나, 이 자리에 류샤가 참석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로이터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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