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스파크를 잡아라" 대전 자치구 야구장 유치 경쟁

입력 2018-09-27 15:51   수정 2018-09-27 16:04

"이글스파크를 잡아라" 대전 자치구 야구장 유치 경쟁



(대전=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허태정 대전시장의 선거 공약인 야구장 신축 문제가 자치구 간 유치전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유치전이 과열될 경우 자칫 자치구 간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대전시는 27일 야구장 신축을 위한 위치, 기본구상, 타당성 등을 검토하는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성 용역' 입찰 공고를 냈다.
허 시장은 당초 중구 부사동 한밭 운동장 자리에 새로운 야구장을 짓겠다고 공약했으나, 최근 야구장 건립을 위한 타당성 용역 검토 과정에서 부지를 한밭 운동장으로 제한하지 않았다.
한밭운동장 외 유성구 구암역과 대덕구 연축동 등도 검토 대상 부지로 이름을 올리면서 일부 자치구가 야구장 유치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
야구장 유치에 가장 먼저 시동을 건 것은 동구다.
동구의회는 최근 '대전역 일원 철도 공용부지 야구장 신축 건의문'에서 "도시균형발전의 성장 모델을 창출하는 차원에서 대전역 일원의 철도 공용부지 선로 위에 야구장이 조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접근성, 활용도, 도시경쟁력, 시민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히 선정해야 한다"며 "대전역 철도 공용부지는 역사성과 상징성을 두루 갖춰 대전의 랜드마크, 대전 제2의 중흥기를 맞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야구장과 한밭운동장이 위치한 중구는 동구의회의 주장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평가했다.



한밭 운동장 자리에 야구장을 새롭게 짓는다는 것은 허 시장의 선거 공약일 뿐만 아니라 중구 원도심 활성화의 핵심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허 시장은 지난달 박용갑 중구청장과 함께 부사동 이글스파크를 찾아 야구장 곳곳을 둘러보며 자신의 구상을 밝혔다.
박용갑 구청장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야구장 신축은 원도심 활성화와 지역균형발전 등을 모두 고려해 결정해야 할 문제"라며 "허 시장이 이글스파크까지 방문하며 야구장 신축 문제를 논의한 상황에서 다른 자치구에서 야구장 유치전을 벌이는 것은 예의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행정의 일관성에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이밖에 유성구 구암역, 대덕구 연축동 일원, 유성구 서남부 종합스포츠타운 등도 신축 후보지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구암역 일대는 인근에 유성복합터미널이 들어설 예정으로 시외버스, 지하철, 간선급행버스체계(BRT) 등을 통해 대전은 물론 인근 지역에서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덕구의 경우 연축동 개발을 앞두고 야구장 유치를 희망하는 분위기고, 일각에서는 서남부 종합스포츠타운 조성부지에 야구장을 건립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는 "야구장 신축을 놓고 자치구가 비전과 전략을 갖고 유치 경쟁을 벌이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며 "시민 접근성은 물론 경제 활성화 등 야구장 신축이 가져올 다양한 효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장소에 건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현재 야구장 신축부지로 한밭운동장이 우선 검토 대상"이라면서도 "시민이나 전문가들과 함께 최적의 장소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jk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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