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이어 이달에만 두번째 대형 뉴스 사이트 제재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정부가 '불량한 정보'를 독자들에게 전했다는 이유로 주요 인터넷 뉴스 사이트인 봉황망(鳳凰網) 운영을 일시 중단시키는 제재를 가했다.
27일 펑파이(澎湃)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의 인터넷 규제 담당 부처인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지난 26일 봉황망 책임자를 '웨탄'(約談) 형식으로 불러 불법 및 규정 위반 행위를 즉각 바로잡으라면서 전면적인 운영 개선을 요구했다.
웨탄이란 중국 정부 기관이 감독 대상 기관이나 개인을 불러 공개적으로 질타하고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것으로 국가의 통제권이 강한 중국에는 '군기 잡기' 성격이 강하다.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봉황망이 종합 뉴스 채널, 경제 뉴스 채널, 과학기술 뉴스 채널 등을 운영하면서 '불량한 정보'를 전파하고, 원래의 뉴스 제목을 취지에 맞지 않게 고치는 등 문제를 일으켰다고 지적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기사들이 문제가 된 것인지를 설명하지는 않았다.
봉황망은 홍콩 방송국인 봉황위성TV 계열의 뉴미디어 뉴스 회사인 봉황신매체(피닉스 뉴미디어)가 운영하는 인터넷 뉴스 사이트다. 봉황신매체는 뉴욕 증시 상장사다.
비록 홍콩 계열 회사지만 봉황망은 중국 당국의 검열 정책에 순응해 중국 본토에서도 별다른 제약을 받지 않고 활발한 사업을 펼치면서 주요 뉴스 사이트로까지 성장했다.
봉황망은 홈페이지에서 깊이 반성한다면서 문제가 된 종합 뉴스, 경제 뉴스, 과학기술 뉴스 채널을 각각 2주에서 한 달 운영을 중단하고 '잘못'을 전면적으로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 중국에서는 대형 인터넷 뉴스 사이트들이 당국으로부터 공개 질책을 받고 운영에 제한을 받는 일들이 잦아지고 있다.
나스닥 상장사인 대형 포털사이트 왕이(網易)는 지난 12일 금융, 증시, 거시경제, 산업 등의 분야 정보를 제공하는 경제채널 운영을 돌연 중단했다.
당시 왕이는 홈페이지에 올린 공고에서 "경제채널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일련의 심각한 문제가 나타나 깊은 반성 끝에 정보 업데이트를 중단하고 규정 위반 행위를 바로잡겠다"고 밝혔지만 어떤 규정 위반이 문제가 됐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중국 안팎에서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당국이 인터넷 여론 통제의 고삐를 더욱 바짝 조이고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중국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자신도 중국 검열당국의 '지시'를 받았다면서 왕이 등에 대한 제재는 미국과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 경제가 안정적이라고 캠페인을 펼치는 작금의 상황과 관련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이후 중국 당정은 더욱 엄격하게 인터넷 여론을 관리하고 있다.
일례로 시 주석 집권 이후 중국의 대부분 뉴스 사이트들은 최상단 영역을 반드시 시 주석의 동정 보도로 할애하고 있다. 이는 전임자인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때까지는 없던 일이다.
중국 당국은 인터넷 여론 통제를 더욱 강하게 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8월 새로 인터넷 관리 총괄 업무를 맡은 좡룽원(莊榮文)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주임은 최근 공산당 이론지인 구시(求是) 최신호에 기고한 글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고양하고 '부정적 요소들'을 억압하는 노력을 하겠다면서 인터넷 회사들에 콘텐츠 관리에 대한 엄격한 책임을 지우겠다고 강조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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