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기사 "합의에 보수진영 분개해도 대통령 지지도 올라…행동 폭 넓혀줘"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유력지 르몽드는 남북이 군사긴장 완화 노력에 집중해 비핵화 프로세스에서 운신의 폭을 넓히고 있다고 평가했다.
르몽드는 27일(현지시간) '화해로 나아가는 남북한'이라는 제목의 분석기사에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핵문제가 별 성과를 이루지 못했지만, 긴장 완화를 위한 남북 군사합의가 채택되는 등 큰 진전을 이뤘다"고 호평했다.
신문은 "남북은 경제협력에도 합의했으나 그 이행 가능성은 유엔 대북제재 해제 여부에 달렸다"면서 "그러나 군사 분야에서는 비무장지대(DMZ) 등지의 긴장을 줄이려는 노력으로 남북한의 행동의 폭이 넓어졌다"고 분석했다.
미국에 대북 강경파가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시점에서 남북 화해가 미국의 군사개입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못해도 이런 위험을 상당히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한국 보수진영은 이번 남북 군사합의가 국방력을 약화하게 한다고 분개하지만, 평양 정상회담 뒤 문 대통령의 지지도는 11%포인트가 올라 61%에 달했다"면서 "이런 높은 지지는 한국인이 가장 먼저 희생될 한반도의 군사충돌을 막겠다는 목표에 이르도록 문 대통령의 행동의 폭을 더 넓혀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르몽드는 "현재로서는 평화협정 체결이 어려워 보이자 평양과 서울이 조금씩 긴장을 완화하려 한다"며 "한국은 긴장 완화가 비핵화 진전을 도와줄 것으로 믿고 있고, 비핵화는 복잡하고 오랜 시간이 걸리므로 그동안 군사충돌 위험을 감소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북 정상이 모두 군을 잘 장악하고 있는 것이 군사협정 체결의 바탕이 됐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신문은 "남북 군사협정은 오랜 협상의 결과로서 세부내용은 공식 발표되기까지 베일에 싸여 있었다"면서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덕에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군이 반대할 수가 없었고, 북한에서는 김정은이 여러 번의 숙청을 통해 군부를 장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북은 지난 19일 평양 정상회담에서 5조 20개 항의 군사합의서에 서명하고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5㎞ 내에서 포병 사격 훈련과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 훈련을 전면적으로 중지하기로 하는 등 적대행위 중단에 합의했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