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텍사스주에서 학교 국민의례 때 기립을 거부한 학생의 퇴학 조처를 둘러싸고 법정싸움이 벌어졌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가세했던 미국프로풋볼(NFL) 선수들의 국민의례 무릎 꿇기 논란이 학교에서 재연된 모양새다.
27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켄 팩스턴 텍사스주 법무장관은 지난 25일 법정에 출석해 사이프레스 페어뱅크스 독립교육구의 학생 퇴학 조처를 옹호하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번 소송은 지난해 10월 인디아 랜드리(18)라는 학생이 국민의례 기립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윈드펀 고교에서 퇴학당하자 그의 부모가 교육구 측을 상대로 제기한 것이다.
인디아는 현지신문 휴스턴 크로니클에 "NFL 선수들의 무릎꿇기 시도에 영감을 받아 학교 국민의례 시간에 가만히 앉아있는 것을 반복했다"고 말했다.
인디아는 200여 차례 국민의례 기립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생은 "나는 국기가 자유, 정의를 대표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나라에서 어떤 일이 제대로 되고 있다고 느끼지 않는다. 그래서 가만히 앉아있기로 한 것이 나의 선택"이라며 "이것은 침묵의 항의"라고 말했다.
인디아는 국민의례 기립을 거부하는 동안 어떤 소란도 일으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윈드펀 고교 교장이 직접 기립 거부 장면을 목격한 뒤 퇴학 조처를 권고했다.
인디아는 결국 학교에 돌아오지 못했고 졸업식에도 불참했다.
학생의 부모는 법정에서 학교가 국민의례를 강요한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팩스턴 장관은 "모든 학교에서 국민의례를 되뇌게 하는 것은 우리 국기에 대한 경의, 그리고 애국심을 강화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면서 "학생의 교육을 좌우할 부모의 권리를 존중하지만 이 사건은 국민의례에 국한해서 고려해야 한다"라고 반박했다.
학교 측 관계자는 법정에서 "여기는 NFL이 아니다"라면서 교육구의 조처를 옹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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