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정치적 사안을 소재로 한 TV 광고 이례적"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에 진출한 미국계 음식료 프랜차이즈인 KFC(肯德基)가 중국의 개혁개방 40년을 소재로 한 TV 광고를 시작해 관심을 끌고 있다.
KFC는 중국의 중추절(추석)을 맞아 지난주부터 중국 관영 중앙(CC)TV를 통해 중국의 개혁개방 40년을 소재로 자사 제품을 홍보하는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고 미국의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분 분량의 KFC TV 광고는 중국을 가난한 농업국가에서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도약시킨 개혁개방 40년의 성과를 소개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사의 제품을 홍보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 회사들이 정치적 사안을 소재로 한 TV 광고를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더구나 미중 무역전쟁이 가열되고 있는 시점에 KFC가 중국의 개혁개방 성과를 찬양하는 내용이 포함된 광고를 시작함에 따라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중국의 소비자들이 미국산 제품을 보이콧하려는 움직임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 진출한 미국의 업체들에 긍정적인 회사 이미지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KFC의 광고는 중국을 대표하는 관영 TV 방송이자 중국 선전 기관의 기둥인 CCTV와 공동으로 제작된 점도 눈길을 끈다.
『중국의 광고와 소비문화』의 저자인 리훙메이 미국 오하이오주 소재 마이애미 대학 조교수는 "미 중간 긴장이 고조되는 결정적인 시점에 KFC는 CCTV의 위상을 잠재적으로 자본화할 수 있고, 중국 시장에서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FC의 광고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51세의 은퇴자인 뤄위훙 씨는 "그것은 향수를 느끼게 했다"면서 "과거에는 KFC 음식을 먹는 것이 매우 사치스러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왕쉐징 씨는 중국인이 좋아하는 홍색과 황금색을 활용한 KFC의 광고를 지적하면서 "그것은 너무 평범하다. 전혀 현대적이지 않다"고 대조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17세 모델인 양둥거 군은 "그것은 중국의 색이다.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KFC는 중국에서만 '애국심'을 활용한 광고를 한 것은 아니다.
KFC는 과거 미국의 독립기념일(7월 4일)에 맞춰 미국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을 광고 소재로 활용한 바 있다.
1987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KFC는 중국 최대의 음식료 프랜차이즈로 자리 잡았다.
현재 중국 1천여 개의 도시에 5천 개 이상의 매장을 거느리고 있다.
이는 본고장인 미국 내 매장보다 많은 숫자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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