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동구, 경찰 수사 의뢰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대전에서 수령 40년이 넘은 가로수가 말라죽어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28일 대전 동구청에 따르면 대청호 주변 왕복 2차로 도로변에 심어진 수령 40년 이상의 느티나무 3그루 잎이 바짝 마른 것을 확인했다.
이 나뭇잎은 지난 7월부터 조금씩 갈색으로 변하더니 이제는 나무 전체가 말라버렸다.
나무가 고사한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동구청 한 직원은 "현장에 도착했을 때 나무에서 농약 냄새가 심하게 났다"고 말했다.
동구청이 나무 시료를 채취해 한국분석기술연구소에 성분검사를 의뢰한 결과 농약 성분이 검출됐다.
가로수가 말라 죽은 곳은 대청댐 주변을 감상하기 좋은 곳이다. 말라죽은 나무 앞에 전망대를 세워놓을 정도로 풍광이 좋다.
하지만 도로 건너편에서는 이런 경치를 감상하기 어렵다. 높이 15m에 뿌리 지름이 50cm가 넘는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대청댐 풍경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말라 죽은 느티나무 3그루 바로 건너편에는 대형 커피숍이 자리하고 있다.
동구청은 해당 느티나무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다.
동구청은 누군가가 나무에 고의로 농약을 주입한 것으로 보고 고사한 나무 주변에 현수막을 설치한 데 이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나무를 훼손한 범인을 잡는 것도 일이지만, 고사한 나무를 처리하는 것도 문제다.
구청 관계자는 "죽은 나무를 제거하고 새 나무를 사 심으려면 2천만∼3천만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고사한 나무를 뽑아내고 새 나무를 심어야 하는데, 그 비용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young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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