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의 '국면전환 카드'…쿠데타 음모론 흘리며 야권 역공

입력 2018-09-28 15:20  

두테르테의 '국면전환 카드'…쿠데타 음모론 흘리며 야권 역공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자신을 겨냥한 쿠데타 음모론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며 비판세력을 압박하고 나서 야권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야권은 기록적인 물가상승 등으로 궁지에 몰린 두테르테 대통령이 야당 등에 재갈을 물리고 독재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술수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8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11일 TV 대담 형식을 빌려 쿠데타 음모론을 제기했다.
당시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임 정부 때 이뤄졌던 안토니오 트릴라네스 상원의원에 대한 사면을 취소하면서 트릴라네스를 포함한 전직 군인들과 야권, 공산주의자들이 지속해서 접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3국으로부터 쿠데타 음모에 대한 정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군 고위 관계자들이 두테르테와 각을 세우다가 축출된 마리아 루르데스 세레노 전 대법원장을 지지하는 단체 등이 쿠데타 음모에 가담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특히 법무부 산하 국가수사국(NBI)은 지난 26일 쿠데타 음모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NBI와 군은 또 27일 공산 반군과 연계된 6명을 내란을 꾀한 혐의로 체포하고 이들에게서 중화기와 폭발물을 압수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두테르테 대통령도 공무원 임용식 연설에서 "쿠데타, 반란에 대한 말들이 있다"면서 "그들은 나를 내쫓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야당인 자유당을 이끄는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은 "군의 주장은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에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로브레도 부통령은 또 "계엄령이 내려졌던 시절에 야권에 재갈을 물리려고 비판세력을 범죄자로 모는 비슷한 전술이 쓰였다"면서 "이는 독재체제의 서곡"이라고 주장했다.
과거 트릴라네스 의원과 함께 쿠데타에 가담했다가 사면된 게리 알레자노 의원도 최근 쿠데타 음모론에 대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두테르테 대통령이 현재의 경제 위기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려 한다"고 반박했다.
최근 필리핀은 경제 전반에 걸쳐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 8월 물가상승률은 작년 동월 대비 6.4%로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식료품 가격은 무려 8.5% 뛰었다.
이 같은 지표가 발표된 후 주가와 달러 대비 페소 가치가 급락해 필리핀 중앙은행은 27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추가로 인상했다.
필리핀 기준금리는 올해 들어서만 1.5% 포인트 올라 2009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4.5%를 기록했다.
youngky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