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남북의 군사 분야 합의 이행 과정에서 한미 양국이 소통과 공조를 지속해 유지하기로 했다고 한다. 정경두 신임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27일 저녁에 이뤄진 전화통화에서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다짐하면서 이같이 확약했다고 국방부가 전했다. 두 장관은 한미동맹을 심화·발전시키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두 장관의 다짐은 이틀 전 미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청문회에서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 지명자가 한 발언이 촉발한 논란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에이브럼스 지명자는 지난 25일(현지 시각) 청문회에서 남북의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축소와 관련해 "DMZ 내 모든 활동은 유엔사령부 관할"이라며 "남북이 대화를 계속하더라도 모든 관련 사항은 유엔사에 의해 중개·심사·사찰·이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이 합의한 DMZ 내 GP 축소를 이행하려면 유엔사와 논의를 거쳐야 한다는 뜻이다. 주한미군 사령관은 유엔군사령관과 한미연합사령관을 겸한다.
에이브럼스 지명자의 발언이 전해지자 미국이 DMZ 내 현상변화에 대한 속도 조절을 주문한 것이라거나 한미 간에 사전조율이 미흡했다는 문제를 제기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일각에선 남북의 DMZ 관련 합의사항에 대해 미국 측이 이견을 표명한 것이란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에이브럼스의 발언이 이렇게 우리 사회에 미묘한 파문을 촉발한 상황에서 한미 양국의 국방장관이 굳건한 공조와 소통을 확인한 것은 시의적절했다.
사실 미군의 협조 없이는 남북 간 군사합의를 이행하기 어렵다. 유엔사가 DMZ 관할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사는 지난달 경의선 북측 철도 점검을 위한 우리 당국자들의 군사분계선(MDL) 통과를 불허함으로써 방북을 무산시킨 바 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이뤄진 남북 군사합의 중 DMZ 내 GP 11곳 시범 철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한강 하구 공동이용, DMZ 공동 유해 발굴 등 4개 항은 유엔사 동의가 전제돼야 한다. DMZ 외부라 하더라도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은 주한미군사령관이나 한미연합사령관과 협의가 필요할 정도로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는 미군의 협조가 없으면 이행하기 쉽지 않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들을 유엔사가 반대할 명분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DMZ가 유엔사 관할이고 미군의 협조 없이는 남북 간에 이뤄진 군사합의 이행이 쉽지 않은 만큼 한미 군사 당국 간 긴밀한 소통과 굳건한 공조는 필수적이다. 공고한 한미동맹은 남북대화에서 우리의 대북(對北) 설득력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국민의 안보 불안을 해소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유념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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