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찬옥 드라마 작가, 문화잡지 '쿨투라' 10월호서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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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영화 '암살'의 경우 스토리 라인도 풍부하고 암살작전에 모이는 인물들도 살아있고 긴장감과 몰입도가 최고인 데 반해 '미스터 션샤인'은 스토리 라인이 빈약하고 인물들은 납작하다."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 관해 드라마 작가 주찬옥이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했다.
주 작가는 문화잡지 '쿨투라' 10월호에 기고한 ''미스터 션샤인'이 5프로 부족한 이유'란 제목의 글에서 김은숙 작가의 극본을 비판하며 그 이유를 이렇게 분석했다.
"배경은 시대물로 잡았지만 공식은 여전히 로코여서 그렇다. 로코의 기본은 '모든 제약을 뛰어넘는 사랑'에 있다. 연인들은 어떤 상황에 있든 어떤 지위에 있든 그 난관을 허들처럼 차례차례 뛰어넘어 사랑을 이룬다. 그러나 이것은 구한말, 의병의 이야기. 엔딩으로 가면서 인물들은 비장하게 희생될 것이다. 모든 걸 버리고 사랑을 택해야 하는데 다른 가치를 위해서 사랑을 버리는 모습, 그래서 이번 드라마 남자 주인공은 멋이 없고 이병헌 앓이는 일어나지 않았다."
주 작가는 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 '남자를 믿었네', '로비스트' 등 극본을 쓴 중견 작가다.
'쿨투라' 10월호는 집중 테마를 '미스터 션샤인'으로 잡고 주 작가를 비롯한 여러 문화계 인사들의 평을 실었다. 이 드라마에 관한 호평도 다수였다.
드라마 평론가 김민정은 "'미스터 션샤인'은 20세기 초 대한제국을 배경으로 하지만 '지금 여기'의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 세계열강에 둘러싸인 대한제국의 위태로운 모습도 암울한 미래에 고통받는 청춘들의 삶도 2018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했다.
영화평론가 김시무는 "이 드라마가 친일미화 및 역사 왜곡 논란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성공한 핵심적 요인을 캐스팅의 승리"라고 분석했다.
극작가 최창근은 김은숙 작가가 드라마를 쓰기 전에 먼저 희곡으로 데뷔한 시절의 작품 '정인情人'을 소개하며 "이 짧은 연극 한 편에 오늘날 '로코(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이라 불리며 한국 드라마계의 대표적인 작가로 확고하게 자리를 다져가고 있는 김은숙의 태양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모든 것이 녹아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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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투라' 이번 호에는 지난 호에서 독자들의 호평을 받은 유성호 교수의 '문학으로 읽는 조용필', 박찬욱·이무영 감독의 영화 시나리오 '미스테리오소' 연재 2회분을 선보였다.
유 교수는 "조용필의 음악 세계를 가장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노래가 '고추잠자리'와 '못 찾겠다 꾀꼬리'"라며 "조용필 노래의 원형과 궁극을 다 담고 있다"고 했다. 또 "조용필 노래는 조용필 스스로의 해석과 창법과 표정과 시대의 반향이 그대로 하나의 텍스트"라며 "최종 텍스트는 언제나 조용필 자신이었고, 그 텍스트의 창안자가 바로 '시인 조용필'이라는 비유적 명명"이라고 풀이했다.
이와 함께 부산국제영화제 창립멤버로 영화제를 지금껏 일궈온 전양준 집행위원장 인터뷰도 실렸다.
'쿨투라' 편집진은 지난 달 월간으로 전환해 발행한 첫 호(51호)가 교보문고 잡지 부문 인터넷 판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고 출간 2주 만에 초판이 매진됐다고 전하며 "좋은 콘텐츠의 잡지는 꼭 자본이 많은 주류 출판사에서만 독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 이는 폐간을 고심하는 비주류 잡지인들에게도 작은 위안을 던져주었다"고 자축했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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