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부실 감정평가 검증체계 개선 방안 추진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부실 감정평가를 방지하기 위해 부동산 감정평가에 평가사의 자의적 판단을 최대한 배제하고, 평가사가 징계 등을 받았을 때 외부에 공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에게 제출된 국토교통부의 '부실 감정평가 검증체계 개선 방안'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는 이같은 내용의 제도 개선을 연말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삼성 에버랜드 표준지 공시지가 급등락 의혹이 불거져 국토부는 자체 감사를 벌인 끝에 관련자를 수사 의뢰하고 감정평가 업무 개선방안을 마련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고액 부동산 사기대출 등 부실 평가에 따른 사회적 피해와 논란이 빈번하게 발생해 감정평가 업무 지도 감독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국토부는 세부 감정평가 기준을 명확히 하고 심사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한편, 감정 평가사의 징계 이력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국토부는 감정평가사가 재량을 남용하거나 악용하지 못하도록 감정평가 기준을 명확하게 하고 법적 근거를 부여할 방침이다.
감정평가업자가 감정평가 시 반드시 준수해야 할 핵심적인 내용은 현 '실무기준'에서 '감정평가에 관한 규칙'(감칙)으로 상향한다.
감칙은 법규성을 인정받는 국토부 훈령이지만 물건별 감정평가 방법에 대해 추상적이거나 포괄적, 원칙적인 기준만을 간단하게 규정하고 있다.
현재로선 감정평가사가 실무기준을 어겨도 법적 구속력의 한계로 부실 평가에 대해 징계를 하는 데 애로가 있다.
국토부는 감칙을 강화함으로써 조사자의 주관이 개입할 여지를 축소하고 위반 시 실효성 있는 징계 근거로 활용할 방침이다.
감칙에는 감정평가서 심사 조항을 비롯해 감정평가 수임·수임제한·수임철회 조항, 유사감정평가(컨설팅 등) 금지 규정 등이 신설된다.
한국감정평가사협회가 100억원 이상 보상 평가 등만 사전심사를 하고 있는데, 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심사 세부 기준을 강화하고 개인사무소에 대해서도 협회가 사전심사를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감정평가사들이 평가 업무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국토부가 한국감정원에 위탁·시행하는 표본조사의 표본 수도 확대된다.
표본조사는 연 50만건의 감정평가 중 표본을 무작위로 추출해 감정평가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이 표본은 작년 1천500개에서 올해 3천개로 확대된 바 있는데, 2020년까지 5천건으로 늘어난다.
표본조사를 통한 효과적인 모니터링이 가능하도록 '객관적·과학적인 표본 설계 및 추출방법 등 표본조사 가이드라인'도 마련한다.
이와 함께 부실 감정평가 등 위법행위가 발견된 경우 엄중한 징계가 가해진다.
주재하지 않는 평가사를 허위로 등록하거나 감정평가사가 아닌 사람에게 평가를 지시하는 행위, 감정평가 자격증 등을 불법 양도·대여한 경우에 대한 징계 수위가 높아진다.
감정평가업자에 대한 징계 사실 공표대상을 등록·자격 취소에서 업무정지·견책·주의·경고도 포함하도록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한다.
평가사의 징계·경력·교육 이수 등 이력 관리를 강화해 수요자인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금융기관 등에 관련 정보를 제공하거나 감정평가사협회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민사재판 결과 부실 평가로 의뢰인에게 손해배상을 한 평가사에 대해서는 정부가 관련 정보를 확보해 불이익을 준다.
안호영 의원은 "감정평가는 국민의 재산권 행사와 직접 관련되는 중요한 업무인 만큼 최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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