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순 입항한 '세바스토폴'호…美 제재 목록에 포함된 선박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미국의 제재 목록에 오른 러시아 해운사 소속 화물선이 부산항에서 한국 당국에 억류됐다고 타스 통신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러시아 해운회사 '구드존'(Gudzon) 소속의 다목적 화물선 '세바스토폴'이 부산항에서 출항 금지 통보를 받았다고 블라디보스토크의 '국제운송노동자연맹' 관계자가 밝혔다.
관계자는 "전날 저녁 한국 당국이 조사를 위해 선박을 일정 기간 억류한다는 한국어로 된 통지서를 선사에 보내왔다"면서 억류 원인에 대해선 "제재 여파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타스 통신은 해운사 구드존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를 위반하면서 북한에 석유를 공급하는 데 연루됐을 수 있다는 의혹이 억류 원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세바스토폴호는 지난달 11일 포항항에 입항했다가 같은 달 14일 수리를 위해 부산항으로 옮겨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세바스토폴호가 올해 포항과 부산 등에 최소 11회 입항했다고 소개했다.
해운사 구드존과 화물선 세바스토폴은 지난달 말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제재 목록에 올랐었다.
미 재무부는 지난달 21일 선박 간 석유 환적으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를 위반한 러시아 해운 관련 기업 2곳과 선박 6척을 제재한다고 밝히면서 구드존과 세바스토폴을 제재 목록에 포함했다.
뒤이어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달 17일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러시아가 공해 상에서의 선박 간 환적 방식을 통해 북한에 석유를 공급함으로써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를 위반했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해운사 구드존 사장 겐나디 코노넨코는 앞서 미 재무부의 제재 발표 뒤 자국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으로 화물을 운송한 우리 회사 소속 선박은 '보가티리' 1척뿐이며 이 화물선은 2016년 합법적으로 화물을 운송했었다"면서 "다른 선박은 북한에 입항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외무부에 도움을 요청할 계획이며 필요하면 소송으로 가겠다"고 밝혔다.
코노넨코는 그러나 미국 측이 주장하는 것처럼 구드존 해운사 소속 선박들이 공해 상에서 선박 간 환적을 통해 북한에 석유를 공급했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세바스토폴호 억류가 한국 당국의 독자적 조치인지 미국의 요청에 따른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고 러시아 언론은 전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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