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흑돼지와 공룡화석 산지가 문화재인 까닭은

입력 2018-09-30 12:20  

제주 흑돼지와 공룡화석 산지가 문화재인 까닭은
천연기념물센터 재개관…유리벽 없애고 전시물 보강
매머드 뼈·털·상아 전시하고 증강현실 도입



(대전=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조선시대 서적인 '탐라지', '성호사설', '해동역사'를 보면 제주도에서 흑돼지를 기른다는 사실이 나온다.
제주 흑돼지는 섬 기후에 적응해 체질이 강하고 질병에 잘 걸리지 않으며, 제주도 생활·민속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2015년 천연기념물 제550호로 지정됐다.
천연기념물은 학술적·문화적 가치가 높은 식물과 동물, 지질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재다. 제1호 대구 도동 측백나무 숲부터 제554호 강릉 현내리 고욤나무까지 459건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상태다.
1년 4개월에 걸친 보수공사를 끝내고 지난 18일 재개관한 대전 천연기념물센터 전시관은 동식물과 자연환경을 문화재로 인식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곳이다.



지난 27일 천연기념물센터 전시관에서 만난 전시 기획자 윤리나 국립문화재연구소 자연문화재연구실 전문관은 "문헌 속 역사 이야기를 끌어와 천연기념물이 지닌 문화재 가치를 설명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전시관은 면적이 1천21㎡에서 1천852㎡로 두 배 정도 늘었고, 상설전시실 외에 기획전시실도 만들었다.
상설전시실은 동선에 따라 천연기념물 식물·동물·지질, 천연보호구역, 명승, 한반도 자연유산 공간으로 꾸몄다.
가장 먼저 관람객을 반기는 유물은 2000년 천연기념물 제425호로 지정됐으나, 2006년 고사하면서 해제된 문경 존도리 소나무. 약 500년간 문경에서 뿌리를 내리고 산 이 소나무는 이제 대전으로 옮겨 전시관 입구를 지킨다.
한반도에 있는 다양한 식물 사진을 살피고 모서리를 돌면 다양한 식물 표본이 눈길을 끈다. 은행나무, 향나무, 회화나무 표본 옆에는 해당 나무가 그려진 옛 그림이 함께 전시됐다.



천연기념물 동물 전시 공간에서는 제주 흑돼지를 비롯해 제주마, 진도개, 삽살개, 산양, 새매, 수리부엉이, 독수리, 수달 표본을 볼 수 있다. 강에 서식하는 어류인 미호종개, 꼬치동자개, 어름치는 실제 물고기가 수족관에 있다.
윤 전문관은 "유리벽을 없애 아이들이 표본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일부 조류 표본은 공중에 매다는 감성적이고 창조적인 전시 기법을 도입했다"고 강조했다.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한반도 지질이 어떻게 변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는 시간표가 있다.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암석이 25억년 전에 형성된 뒤 5억4천만년 전에는 강원도에 석회암이 만들어졌고, 1억년 전에는 경상도와 전라도에서 공룡·익룡이 번성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공룡화석은 벽에 걸렸다. 한반도를 누빈 공룡 뼈와 발자국, 알둥지 화석 유물과 복제품이 곳곳에 있다.
또 단청에 사용하는 녹색 안료인 뇌록(磊綠)과 임석환 국가무형문화재 불화장 보유자가 뇌록으로 채색한 작품도 전시됐다.
독도, 홍도, 설악산, 한라산을 포함한 천연보호구역과 예술적 가치가 있고 경관이 뛰어난 명승 공간을 지나치면 남북한 천연기념물을 비교한 전시실이 나온다.
북한은 남한과 달리 외국에서 들어온 동식물 중 오래되고 가치 있는 자료도 천연기념물로 지정한다. 그러나 천연기념물에서 식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은 남한과 유사하다.
남북 천연기념물 중에는 지정 대상이 동일하지만 이름이 다른 예도 있다. 크낙새와 하늘다람쥐는 북한에서 각각 '개성클락새', '묘향산 날다라미'로 불린다.



천연기념물센터 전시관 백미는 에필로그 공간 전에 마련된 매머드 전시 공간. 박희원 일본 나가노현 고생물학박물관장이 2015년 연구소에 기증한 화석을 조립해 매머드 한 마리의 모습을 복원했다.
매머드 화석 옆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를 통해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체험을 하고, 매머드 털과 상아도 자세히 볼 수 있다.
윤 전문관은 "털매머드 상아는 사람 앞니에 해당하며, 길게 자란 것이 특징"이라며 "상아로 눈을 파서 먹이를 찾거나 다른 수컷과 싸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북한 문화재 교류가 활성화하면 전시물을 보강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획전시실에서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과 명승을 소개하는 전시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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