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네티즌 '저장고' 배경 인증샷 SNS에 올려 네타냐후 총리 조롱
현지 언론 "몇해전부터 빈곳…조용한 마을이 네타냐후 덕분 새 관광명소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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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7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란의 핵물질과 관련 장비를 비밀리에 저장한 창고를 발견했다며 공개한 곳이 '인증샷 명소'가 됐다.
네타냐후 총리가 외부 출입문을 찍은 사진을 공개한 이 창고는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약 1시간 떨어진 토르구즈 아바드라는 마을에 있다.
그의 유엔총회 연설 이후 이란 네티즌들은 사진에 나온 출입문에 매달리거나 이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은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서 네타냐후 총리를 조롱했다.
한 네티즌은 "드디어 핵물질 저장고에 도착했다. 이곳에 오래 있으면 방사성 물질에 노출되므로 사진만 찍고 재빨리 떠나야 한다"는 농담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공교롭게 이 마을의 이름이 '존재하지 않는 곳, 머나먼 곳'이라는 뜻의 이란어 '도구즈 아바드'와 발음이 비슷해 이란 네티즌의 언어유희 대상이 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가 주장한 마을이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 곳이었다는 것이다.
이란 유력 일간지 자메잠은 29일자 1면에 '투어(tour. 관광) 토르구즈 아바드'라는 제목의 머리기사와 함께 이 창고 앞에서 셀카를 찍는 이란 시민들의 사진을 실었다.
자메잠은 "주민 2천200여명의 조용했던 이 마을이 네타냐후 총리의 연설 덕분에 관광객이 급증해 새로운 관광 명소로 떠오르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 창고는 몇 해 전부터 빈 곳이었다"며 "창고 옆 카펫 세탁 업체가 이 창고 앞마당에서 카펫을 말리곤 한다"고 전했다.
이란 ISNA통신은 카펫이 널린 앞마당과 빈 창고 내부 사진을 공개했다.
이란 일간 에티마드는 30일자에 "그 창고가 이란의 핵합의 위반을 확실히 밝히는 결정적 증거라면 네타냐후 총리가 유엔총회에서 서둘러 폭로했겠느냐"며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개발 의혹을 국제무대에서 제기하려고 상습적으로 이런 수법을 썼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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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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