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매체 보도…"'사춘기 충동적 행동에 형사처벌 과도' 견해 수용 안 돼"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16세 청소년이 세 살 어린 소녀에게 입맞춤을 했다면 어느 정도로 벌을 주어야 할까.
터키 지방법원은 미성년자에 대한 성범죄로 판단하고 소년에게 중형을 선고했다.
30일(현지시간) 터키 일간 휘리예트에 따르면 최근 남서부 안탈리아법원은 학교에서 13세 여학생 A에게 입맞춤을 한 16세 남자 B에게 징역 최단기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16세 피고인 B는 '피해자' A를 A의 학교 건물 뒤편에서 만나 서로 포옹하고 입맞춤을 했다. 두 사람은 사건 이전부터 소셜미디어를 통해 연락을 주고 받은 사이로 알려졌다.
이 장면을 목격한 A의 친구는 두 사람의 포옹과 입맞춤 모습을 촬영했고, 이를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른 친구들과 공유했다.
학교 측이 영상의 존재를 인지한 후 당국에 보고하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이 사안은 중범죄 형사사건으로 커졌다.
B는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 혐의로 정식 기소됐다.
영상을 찍고 공유한 학생 5명도 부적절한 영상물을 온라인에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에 정통한 세브잔 아이든 우준 변호사는 휘리예트에 "피고인 B는 사춘기의 충동으로 이런 행동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며, 형사처벌은 과도하다는 전문가 보고서가 재판부에 제출됐지만, 검찰과 법원은 이런 견해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안탈리아법원은 28일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 혐의로 기소된 B에게 유죄 판결하고 징역 최단 4년 6개월, 최장 16년을 선고했다.
영상을 촬영하고 유포한 학생 5명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우준 변호사는 "아이들이 재미로 생각한 일이 중범죄 재판까지 가게 된 사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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