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유치원, 미키마우스 그림 순국 전사자로 대체 논란

입력 2018-10-0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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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유치원, 미키마우스 그림 순국 전사자로 대체 논란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이집트 칼리우비야주(州)가 유치원에서 애용되는 미키 마우스 캐릭터를 IS(이슬람국가)와 싸우다 숨진 전사자 사진으로 바꾸기로 결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영국BBC방송에 따르면 알라 압둘-하림 모함메드 마즈루크 킬라우비야 주지사는 최근 모든 유치원 벽에 붙은 미키 마우스와 도널드 덕 등 캐릭터 그림을 전사한 영웅들로 대체하라는 포고령을 내렸다.
마즈루크 주지사는 현지의 한 뉴스 포털과의 인터뷰에서 "그림을 유명 이집트인 또는 순교자들로 바꿔 아이들이 우상으로 삼고 우러러보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에서 만들어진 그런 캐릭터가 아니어도, 우리는 아이들의 애국심을 고취할 수 있는 인물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미키 마우스를 대체할 그림에는 시나이반도에서 IS 극단주의자들과 싸우다 숨져 순교자로 추앙받는 이들의 사진 등도 포함될 예정이다.
주 교육 당국은 포고령이 잘 지켜지는지 유치원들을 감시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자 소셜미디어에서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방식을 현대화하고 복잡한 교실을 넓히는 일에나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언론인 모하메드 라가브는 트위터에서 "존경하는 주지사님이 그러한 결정을 함으로써, 스스로를 만화의 한 캐릭터로 만들었다는 것을 누군가가 좀 말씀드려야 한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아이들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 있는 데 반해 이집트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교자들의 삶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찬성론도 나왔다.
군 장성 출신인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이 이끄는 이집트 정부는 교육 분야 등을 위주로 한 대중의 삶 전반에 군사적 이미지를 심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BBC는 설명했다.
이집트에서는 2015년 한 페이스북 사용자가 미키 마우스의 귀가 달린 엘시시 대통령의 얼굴 사진을 올렸다가 징역 3년형의 처벌을 받은 적 있다.
이후 이집트 관리들에게 디즈니의 만화 캐릭터가 '요주의 대상'이 되고 있다.




hopem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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