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이육사 원고·지청천 일기·광양 구 진월면사무소 등록예고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물새 발톱은 바다를 할퀴고 / 바다는 바람에 입김을 분다 / 여기 바다의 은총(恩寵)이 잠자고 있다 / 흰 돛(白帆)은 바다를 칼질하고 / 바다는 하늘을 간질여본다'
일제강점기 저항시인 이육사(본명 이원록·1904∼1944) 친필 시 원고 '바다의 마음'이 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1일 이육사 친필원고와 항일독립 문화유산인 '지청천 일기', 1950년대 건립된 '광양 구 진월면사무소' 등 3건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이육사 친필 시 원고는 문학사적 중요성을 고려하면 극히 희귀한 편이다.
지난 5월 문화재로 등록된 '편복'(등록문화재 제713호) 외에는 3행 3연으로 구성된 '바다의 마음'이 유일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문화재청 설명이다.
'편복'은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 현실을 동굴에 매달려 살아가는 박쥐에 빗댄 작품으로 당시에는 사전 검열에 걸려 발표되지 못했다.
'지청천 일기'는 독립운동가이자 정치가인 지청천(池靑天, 1888∼1957)이 1951∼1956년 기록한 국한문 혼용의 친필일기 5책이다.
지청천은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자 만주로 망명, 광복군 총사령관으로 활동했으며 환국 후 제헌 국회의원 등을 역임했다.
1919년부터 일기를 썼으나 한국전쟁 당시 분실된 것으로 알려지며, 이번에 등록 예고된 일기는 1951년부터 다시 쓴 것이다.
문화재청은 "항일무장투쟁을 이끈 독립운동가 의식이 담긴 친필원고라는 점과 한국 현대정치사 연구 사료로서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광양 구 진월면사무소'는 1950년대 건립된 관공서 건물로 지붕의 목조트러스 구조가 원형을 잘 유지하고, 주 출입구 부분을 조형적으로 처리한 독특한 입면 구성을 보이는 등 지역 대표 근현대건축 유산으로서 보존 가치가 충분하다고 평가됐다.
문화재청은 3건에 대해 30일간의 등록 예고 기간 중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등록할 예정이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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