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100여명 불법 당원 모집·500여만원 선물…징역 1년 2개월·집행유예 2년
광주·전남서 이윤행 함평군수 이어 두 번째 당선무효형 받아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불법으로 당원을 모집하고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삼호 광주 광산구청장에게 당선무효형이 선고됐다.
광주지법 형사12부(정재희 부장판사)는 1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구청장에게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대로 형이 확정되면 김 구청장은 당선이 무효가 된다.
지방자치단체장은 공직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검찰은 앞서 김 구청장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김 구청장이 선거 출마를 미리 계획하고 더불어민주당 경선 승리를 위해 조직·체계적으로 당원을 모집, 통상적인 정당 활동이 아닌 불법 경선·사전선거 운동을 했다고 판시했다.
이사장으로 재직한 광산구시설관리공단 직원들에게 경선을 위한 당원 모집을 조건으로 기부 행위를 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김 구청장 행위로 선거의 공정성, 공무원 중립성이 크게 훼손돼 그 죄가이 무겁다"며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당원 모집이 이뤄졌고 규모도 상당하다. 이렇게 모집된 당원이 경선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김 구청장이 1988년 집행유예를 받은 전력 외 별다른 처벌 전력이 없고, 기부 행위는 자선 행위를 다소 확대한 것으로 보이는 점, 악의적인 금품 살포는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김 구청장은 지난해 7∼9월 민주당 광산구청장 경선에 대비, 경선운동을 할 수 없는 신분인 공단 직원 등 4천100여명을 당원으로 불법 모집한 혐의로 6·13지방선거 이전인 올해 4월 불구속 기소됐다.
당원 모집 대가로 공단 직원 150여명에게 500만원 가량의 나물 선물, 지인에게 30만원 가량의 골프 비용을 제공한 혐의도 받았다.
김 구청장은 "경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게 아니었고, 당에 지역구를 인식시키고자 한 당(黨) 활동일 뿐이다"며 "경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가 없고, 기부 행위도 선거와는 관련 없고 통상적인 사회활동에 불과하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올해 3월 두 차례 같은 혐의로 김 구청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기각했다.
이같은 선거법 위반 논란 때문에 경선을 앞두고 컷오프됐지만 재심을 청구해 구제됐다.
김 구청장은 결국 지방선거에 당선됐지만 1심에서 당선무효형이 선고되면서 직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김 구청장은 광주와 전남 27개 단체장 가운데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이윤행 함평군수에 이어 두 번째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단체장이 됐다.
광주·전남에서는 현재 추가로 단체장 12명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명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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