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에 걸린 김구 글씨 '踏雪野中去'…문대통령 "뜻이 좋지 않나"

입력 2018-10-01 16:17   수정 2018-10-01 16:21

靑에 걸린 김구 글씨 '踏雪野中去'…문대통령 "뜻이 좋지 않나"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가 열리기 전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회의 장소인 여민관 복도에 걸린 백범 김구 선생의 글씨와 존영이 화제가 됐다.
회의 시작 시각에 맞춰 회의실로 향하던 문 대통령은 벽에 걸린 김구 선생의 글씨 액자 앞에 멈춰 서서 글씨를 유심히 감상했다.
액자 속에는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로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 불수호난행(不須胡亂行) 금일아행적(今日我行跡) 수작후인정(遂作後人程)' (눈 내리는 벌판 한 가운데를 걸을 때라도 어지럽게 걷지 말라. 오늘 걸어간 이 발자국들이 뒤따라오는 사람들에게 이정표가 되리니)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는 임진왜란 당시 승병을 일으켜 공을 세운 서산대사의 글귀로 알려져 있다.
원래 이 글씨가 걸려 있던 곳에는 호랑이 그림이 걸려 있었으나 청와대 내 작품을 교체할 시기가 되자 직접 문 대통령이 김구 선생의 글씨를 걸자고 했다고 한다.
글씨는 김구 선생의 유족이 기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김구 선생의 글씨를 고른 이유를 묻자 문 대통령은 "뜻이 좋지 않습니까"라고 대답한 뒤 "저 글씨는 마곡사에도 걸려 있습디다"라고 말했다.
마곡사는 남방화소(南方畵所)로 불릴 정도로 많은 승려 화가를 배출했고, 김구 선생이 명성황후 시해에 참가한 일본인 장교를 살해해 옥살이하다 탈옥한 뒤 출가했던 절이다.
문 대통령과 함께 글씨를 보던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낙관에 '대한민국 30년'이라고 쓰인 것을 보면 돌아가시기 직전에 쓰신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장하성 정책실장은 문 대통령 곁으로 다가가 김구 선생이 쓴 글씨가 서산대사의 글이라는 점 등을 설명했다.
김구 선생의 글씨 옆에는 이동재 작가의 '아이콘_김구'(2014)라는 작품이 걸렸다.
아크릴로 채색된 캔버스 위에 쌀을 한 톨씩 붙여서 김구 선생의 초상을 만든 작품이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남북정상회담 후속조치 추진계획과 유엔 총회 참석 결과 및 향후 조치계획에 대한 보고가 이뤄졌다.

kj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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