랍 브렉시트부장관, "명목뿐인 브렉시트 원하지 않아…'노 딜' 두렵지않다"
헌트 외무, EU를 소비에트연방에 비교…"몰아세우면 맞서 싸울 것"
"각료들, 메이 총리 중심 지지 결집하려 해"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브렉시트(Brexit)를 6개월가량 앞두고 열린 영국 집권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주요 각료들이 유럽연합(EU)과의 협상에 더 이상 양보하지 않겠다며 앞다퉈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1일(현지시간) 버밍엄에서 열리고 있는 전당대회 이틀째를 맞아 연설에 나선 도미니크 랍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은 "브렉시트와 관련한 우리의 접근법은 실용적인 것으로 결코 교조주의적이지 않다"면서 "우리 제안은 EU와의 결별에 관한 로드맵과 함께 나라 전체에 유익한 최종합의를 포함한 역사적인 협정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랍 장관은 "타협하려는 우리의 의지는 무제한적이지 않다"면서 "우리는 실제로 EU를 떠나려는 것이지 명목뿐인 브렉시트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장관은 영국과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EU가 보다 진지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을 EU 영역 내에 가까이 두거나, 영국 본토와 북아일랜드를 서로 다른 관세 규정 아래에 두려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맞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국은 이른바 '노 딜'(no deal) 브렉시트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랍 장관은 "영국은 국민투표 결과에 맞는 합의를 추구할 것"이라며 "만약 이를 달성할 수 없다면 합의 없이 EU를 떠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U가 한쪽으로 치우진 협정에 서명하도록 압박한다면 영국은 '노 딜' 브렉시트를 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랍 장관은 영국 정부가 합심해서 '노 딜'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며, "그것을 원해서가 아니라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비행기 운항이 금지되고 항구가 봉쇄되는 등 일부 비관론자들로부터 나온 '노 딜' 브렉시트와 관련한 충격적인 전망의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앞서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 역시 전날 EU를 소비에트연방에 비교하면서 "영국을 코너에 몰아넣는다면 우리는 무너지지 않고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EU는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사람들이 떠나는 것을 막은 것은 소비에트연방이었다"면서 "역사의 교훈은 명확하다. EU가 감옥으로 바뀐다면 이를 빠져나가려는 열망은 줄지 않고 커질 것이며, 탈출하려는 것은 영국뿐만이 아닐 것"이라고 경고했다.
헌트 장관은 이제 EU가 브렉시트 협상과 관련한 접근 방식을 바꿀 차례이며, 전체 유럽대륙이 "피할 수 있는 비극"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영국과 합의를 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최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열린 비공식 EU 정상회의에서 EU가 영국 정부의 '체커스 계획'으로 불리는 협상안을 거부한 뒤로 영국 정부가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주요 각료들이 전당대회에서 이같은 모습을 통해 테리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계획에 대한 지지를 결집하려 한다고 풀이했다.
실제 랍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잘츠부르크 EU 정상회의에서 유럽 지도자들이 메이 총리의 제안에 대해 보인 반응을 비판했다.
랍 장관은 "우리 총리는 건설적이면서도 (상대측에) 매우 존중심을 보였다"면서 "그러나 돌아온 것은 몇몇 유럽 지도자들로부터의 모욕과 함께 완전히 한쪽으로 치우친 협상 태도였다"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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