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전 '이기는 군대' 주문 문대통령, 올해는 평화수호 역할 강조

입력 2018-10-01 19:06   수정 2018-10-02 08:03

1년전 '이기는 군대' 주문 문대통령, 올해는 평화수호 역할 강조
남북정상회담 등 화해무드 반영…기념사 양도 절반으로 줄어
"우리 주도하에 작전·통제 역량 갖출 것"…전작권 환수 의지 밝혀
평화의 토대로서 강한 군대 강조…軍개혁·장병예우 소신도 그대로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발표한 제70주년 국군의날 기념식 기념사에는 지난 1년간 격변한 남북관계의 분위기가 그대로 담긴 것으로 보인다.
잇단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던 1년 전 철저한 응징을 위한 대응능력 확보를 강조했던 문 대통령은 올해는 군이 한반도 평화의 맨 앞자리에 서야 할 때라고 언급했다.
기념사에 이러한 변화가 생긴 것은 단연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등이 북한 비핵화 협상을 추동한 데 이어 남북이 일체의 무력 도발 행위를 중단하기로 합의하는 등 한반도 평화 무드가 찾아왔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이날 기념사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을 언급하며 "저는 오늘 한반도에서 전쟁 위협을 끝내고 평화의 시대를 이야기할 수 있어 아주 가슴이 벅차다"고 말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불과 1년 전 북한의 핵 도발을 원천적으로 억제할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강화와 한국형 3축 체계 조기구축 등을 통해 평화를 앞당길 군의 역할을 강조했다면 이제는 평화를 지속하기 위한 군의 역할을 주문한 셈이다.
무모한 도발에 강력한 응징으로 맞서야 한다는 내용으로 채워졌던 지난해 기념사와 비교해 올해 기념사의 양이 절반 정도로 간결해진 것도 변화한 군의 위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이러한 분위기의 변화는 비단 대통령의 기념사에서만 느껴지는 것이 아니었다.
지난해 경기도 평택 2함대사령부에서 '강한 안보! 책임 국방!'이라는 주제로 열린 기념식에서는 현무-2 계열 탄도미사일을 비롯한 전략무기가 대거 공개돼 도발을 일삼는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올해 최초로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국군의날 기념행사는 이러한 무력 과시 대신 연예인 공연과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축하 비행으로 구성되는 등 모처럼 찾아온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반영하는 듯 확 바뀌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이처럼 한반도 평화 무드가 성큼 다가온 상황에서도 문 대통령은 평화의 토대로서 군의 역량은 여전히 강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이는 지난해 기념사 당시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의지는 강력한 국방력을 기반으로 한다"고 했던 문 대통령의 변치 않는 소신이자 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단번에 평화가 오지는 않는다"면서 "평화는 우리의 힘이 바탕이 될 때 지속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는 강한 국력에서 나온다는 원칙을 강조함으로써 남북관계 개선의 흐름 속에서 일각이 제기하는 안보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우고자 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기념식에 앞서 청와대에서 열린 국군의날 경축연 인사말에서 "주한미군은 한반도 평화 수호자의 역할을 변함없이 수행하며 동북아 안정과 평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해 한미동맹의 변치 않는 역할을 강조한 것 역시 이와 일맥상통한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땅, 하늘, 바다에서 우리의 주도하에 작전, 통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낼 것"이라고 말해 지난해에 이어 연합방위체계를 우리 군이 주도할 수 있도록 궁극적으로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하겠다는 구상도 내비쳤다.
지난해에 이어 다시금 강조한 또 다른 가치 중 하나는 군의 개혁이다.
방산비리 등 군 조직 내 부패와 반인권적 행태 등 부조리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평화를 수호할 군의 역량 강화를 이뤄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스마트 국방 및 디지털 강군의 가치를 구현해 달라고 당부하는 한편, "전력에서도 최고가 돼야 하며 민주주의에서도 최고가 돼야 한다"고 한 데는 이러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군복무기간에 따른 맞춤형 취업 지원, 제대군인 채용 확대, 군 의료지원체계의 획기적 개선을 약속하는 등 숭고한 국방의 일선에서 노력하는 군 장병들을 위한 예우를 다하겠다는 의지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 국군의날 기념사…"전쟁의 기억 때문에 평화 절실" / 연합뉴스 (Yonhapnews)
kj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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