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리 "김대중·오부치시대, 두 지도자 덕목에 양국 최강관계"

입력 2018-10-01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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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총리 "김대중·오부치시대, 두 지도자 덕목에 양국 최강관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서 "지도자, 때론 결단해야"
일한의원연맹 회장 "2천년 이상 교류역사…새로운 한일관계 만들어야"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는 1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균형과 결단,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일본 전 총리의 배려와 결단이라는 덕목이 상승효과를 내 최강의 양국관계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에 참석, 만찬사를 통해 "두 지도자의 어떤 것이 전후(戰後) 양국관계를 가장 좋은 시기로 만들었는지 생각해봤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리는 또 김 전 대통령이 일본 내셔널프레스센터 초청 연설문을 준비하면서 "흔히 한·일 관계를 말할 때 한국은 과거에 너무 집착하고 일본은 늘 미래지향을 말하는 것으로 돼 있는데 이것을 바꿔서 하면 어떨까. 한국이 미래지향을 강조하고, 일본이 과거를 좀 더 보게 하는 그런 메시지를 담는 게 어떨까"라는 말을 했었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의 그러한 생각들이 줄곧 한일관계 고민 속에 있었고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에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김 전 대통령의 '결단'과 관련해서는 일본 대중문화에 시장을 열어준 것을 꼽았다.
이 총리는 "지도자가 때론 국내적 반발을 무릅쓰고 결단할 때는 결단을 해야 한다"며 "당시 (일본 대중문화 개방으로) 국내 대중문화가 붕괴할 듯한 위기감이 있었지만, 결단했고 한류가 싹트는 시작이 됐다"고 말했다.
또, 김 전 대통령이 일본 정치인들의 모든 잘못된 발언, '망언'에 대해 반응하지 말고, 각료급 이상이 한 발언에 대해서만 반응하라고 한 가이드라인이 당시 언론에서는 의아해했지만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소개했다.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은 1998년 10월 8일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가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했다.
이 선언에서 오부치 총리는 과거 식민지 지배에 대해 사죄와 반성을 표명했고, 김 전 대통령이 이를 높이 평가함에 따라 양국은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의 초석을 다진 바 있다.


이날 기념식은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김대중평화센터 부이사장)과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의원(한일의원연맹 회장)이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박지원 의원은 "한반도 평화·비핵화를 위해 남북대화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국제사회, 특히 일본의 지원이 중요하다"며 "김대중-오부치 선언이라는 나침반이 있다. 양국이 동아시아 평화로 함께 전진해야 한다고 20년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창일 의원 역시 "한반도 비핵화 평화정착을 위해 일본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며 "북일 대화가 재개되고 관계 개선이 되면 동북아 평화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념식에 참석한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은 "양국 간에 지금 필요한 것은 서로 더 한 층의 이해, 신뢰 관계, 협력관계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양국은 2천년 이상 교류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가깝기에 어려운 문제도 있다. 원점으로 돌아가서 공동선언이 예언한 대로 우리의 새로운 한일관계를 만들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는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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