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대전에 있는 대안학교이자 클래식 음악전문학교인 새소리음악중고등학교(교장 한윤선)는 기후 변화로 인해 수십 년 내 수몰 위기에 직면한 태평양 섬나라 키리바시에 첫 음악학교를 세워주기로 하고 현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음악교육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이 학교는 내년에 키리바시에 전교생 100여 명 규모의 '새소리음악고등학교'를 설립하고 음악 교사와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윤선 교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우리 학교의 설립이념인 '음악이 주는 변화의 힘으로 세상을 가장 아름답고 행복하게 만든다'를 실천하기 위해 음악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3년전 현지 교육부 장관이 우리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의 연주와 공연 장면을 보고 음악교육을 요청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학교 건립 부지는 키리바시 정부가 제공하고, 건립비는 새소리음악중고등학교 후원자들의 모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학교는 앞서 지난달부터 30여 명의 현지 학생에게 음악교육을 진행 중이다. 또 키리바시에서는 유일한 영어 특성화 교육 초등학교인 루루바오에서도 방과 후 특별 음악수업을 하고 있다.
음악교육은 새소리음악중고등학교 1기 졸업생이면서 뉴욕 마하나임음악원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석승환 씨와 같은 경력의 함수진 씨가 맡고 있다. 석 교사는 2013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피아노 콩쿠르에서 최고 연주자 상을 수상했다.
함 교사는 "저의 재능이 키리바시의 음악 꿈나무들을 키우는 소중하고 뜻깊은 일에 기여할 수 있게 돼 보람과 행복을 느낀다"며 "음악을 통해 키리바시 학생들과 소통하고 그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음악학교 설립을 요청한 데이비드 콜린스 키리바시 교육부 장관은 "앞으로 설립될 음악학교에서 훌륭한 음악가와 음악 교사들이 양성되고, 그들이 다시 키리바시 학생들에게 체계적으로 음악을 가르치게 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새소리음악중고등학교는 도미니카와 베트남 등 4개국에 음악학교를 세웠고, 현재 아프리카와 중남미·동남아·남태평양 국가 등 20여 개국에 음악 교사를 파견해 음악교육을 지원하면서 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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