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위 쿠슈너가 북미 새 무역협정 타결에 막후 역할(종합)

입력 2018-10-02 16:42  

트럼프 사위 쿠슈너가 북미 새 무역협정 타결에 막후 역할(종합)
쿠슈너-트뤼도 핵심측근 '백채널' 가동…멕시코도 '3개국 협정' 구하기 가세

(서울·밴쿠버=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조재용 통신원 =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나프타)을 대체할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이 타결되면서 협상이 교착할 때마다 '불씨'를 살려낸 막후 주역들도 주목받고 있다.
좌초 위기까지 몰렸던 미국과 캐나다의 막바지 양자 협상이 타결된 데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보좌관의 역할이 큰 몫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측 협상 창구의 주요 인사인 데이비드 맥노턴 주미 캐나다 대사는 1일(현지시간) USMCA 타결에 쿠슈너 보좌관의 역할에 감사를 표시하며 "그의 개입이 없었으면 협상 타결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맥노턴 대사는 이날 CBC 방송에 출연, 양측 협상 당사자들이 모두 전문가다운 프로페셔널리즘을 견지해 협정 타결을 끌어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의 협상 대표였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이 협정은 재러드가 아니었다면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공을 돌렸다.
쿠슈너 보좌관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선임 비서 게리 버츠를 비롯한 총리실 핵심 실세들과 수시로 전화 통화를 하는 창구를 유지하며 협상이 난관을 맞을 때마다 타개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슈너 보좌관과 캐나다 총리 비서실장인 캐티 텔포드, 그리고 버츠 비서 등 3명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때 안면을 튼 사이였다. 텔포드 실장과 버츠 비서가 워싱턴DC로 날아가 쿠슈너를 만났다고 한다.
미리 다져둔 인맥이 나프타 재협상에서 전면 가동된 셈이다.
맥노턴 대사는 협상 막바지까지 미국 측에서 라이트하우저 무역대표부 대표와 쿠슈너 보좌관이, 캐나다 측에서는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외교부 장관과 스티브 버흘 수석 대표가 프로페셔널리즘의 기량을 발휘했다며 "정말로 대단한 작업이었다"고 술회했다.
양측 간 줄다리기가 극적 타결의 접점을 찾은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종료 시한으로 정한 지난달 30일을 하루 앞둔 29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날 협상을 주시하던 트뤼도 총리의 핵심 측근들은 미국 측의 최종 협상안을 파악하기 위해 텔포드 비서실장 집무실에 모여 스피커폰을 틀어놓은 전화기에 귀를 기울였다.
전화 상대는 바로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
이 전화 협상에서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캐나다 측이 마지노선으로 고집하던 나프타 제19조 분쟁처리 절차 규정에 대해 양보할 뜻을 밝혔고, 순간 캐나다 측 인사들은 "됐다"며 환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측의 양보가 확인되자 캐나다 측은 양보안으로 자국 유제품 시장 개방을 제안, 막바지 맞교환이 이루어졌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다른 쟁점 조항들은 이미 수 주일 전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미국은 캐나다와 합의가 이때도 불발되면 미-멕시코 양자협정을 먼저 발표하려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나프타 19조의 분쟁 조정 규정은 반덤핑·상계관세 분쟁 발생 시 조정 관할을 관련국이 공동으로 구성한 패널을 통해 심의, 판정토록 하고 있으나 미국 측은 이번 재협상에서 이를 폐지하는 대신 미국 내 법정에서 다루도록 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특히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평소에 사견을 통해서도 분쟁 조정 규정을 바꿀 것을 주장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캐나다로서는 목재 수출 분쟁에서 이 조항을 동원해 미국 측의 압력에 맞서는 데 성공한 경험이 있어 미국과의 교역에서 분쟁 조정 규정 유지에 사활을 걸다시피 했다.

미국과 먼저 합의한 멕시코 장관들도 '나프타 구하기'를 위해 같이 뛰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루이스 비데가라이 멕시코 외무장관과 쿠슈너 선임 보좌관은 미국 금융가 월스트리트에서 알게된 오랜 친분 관계로 알려졌다.
이번 협상 과정을 아는 한 소식통은 미국과 멕시코 협상 관계자들도 지난 8월 타결에 이르기까지 수 차례 충돌했는데, 그때마다 이들 두 사람이 소방수 역할을 했다고 귀띔했다.
미국과 멕시코는 시간이 흐르면서 캐나다가 빠진 양자협정은 현실적으로 미국 의회에서 승인받기 어렵다는 현실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미국과 캐나다가 대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비데가라이 외무장관과 일데폰소 과하르도 멕시코 경제장관이 일정 부분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 관계자는 "비행기가 착륙에 앞서 하강할 때 항공관제사가 하는 역할이었다"면서 "특히, 비데가라이 외무장관은 백채널이고, 안전판이었다"고 말했다.
과하르도 경제장관도 유엔총회를 위해 뉴욕에 머물고 있을때, 라이프하이저 USTR 대표와 먼저 담판한 경험담을 캐나다 측에 전달하기도 했다.
quintet@yna.co.kr
jaey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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