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스에 강한' 최주환의 비결 "주자 있으면 더 신난다"

입력 2018-10-02 12:35  

'찬스에 강한' 최주환의 비결 "주자 있으면 더 신난다"
타율 0.331, 26홈런, 107타점으로 만점 활약
김재환과 함께 두산 선수로 18년 만에 동반 100타점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프로야구 경기에서 결승타를 때린 선수에게 비결을 물으면 "찬스라 더 집중했다"는 답이 공식처럼 돌아온다.
그러나 프로야구 선수가 주자의 유무에 따라 더 집중한다는 건 부자연스럽다.
찰나의 순간 안타와 아웃이 결정되는 타석에서 잠시라도 집중력을 잃는다면 절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타석에 설 때마다 집중해야 하는 타자가 주자의 유무에 따라 강도를 조절하는 게 쉽지는 않다.
주자가 있을 때 더 집중할 수 있다면, 주자가 없을 때도 똑같이 집중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말도 된다.
이에 대해 올 시즌 107타점을 올려 데뷔 첫 세 자릿수 타점을 기록한 최주환(30·두산 베어스)은 "선수는 언제나 똑같이 집중한다"면서 "대신 주자가 나가면 분위기가 달라지는 게 타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최주환은 이번 시즌 13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1, 26홈런, 107타점을 올리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팀 내 타점과 홈런 모두 김재환(44홈런, 133타점)에 이어 2위다.
두산 소속 선수 2명이 시즌 100타점을 넘긴 건 2000년 타이론 우즈(111타점)-김동주(106타점) 이후 18년 만이다.
최주환은 득점권에 특히 강한 타자가 나타나는 이유로 분위기를 꼽았다.


그는 "1군 선수가 2군에 내려간다고 해서 성적이 갑자기 좋아지는 건 아니다"라고 예를 들고는 "경기 상황에 따라 집중력과 몰입도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주자가 있을 때 더 집중한다기보다는, 자연스럽게 경기에 더 몰입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최주환은 꾸준히 시즌 타율보다 득점권 타율이 높은 선수다.
2016년 시즌 타율 0.281에 득점권 타율 0.382, 2017년은 시즌 타율 0.301에 득점권 타율 0.308을 올렸다.
그리고 올해는 시즌 타율 0.331에 득점권 타율 0.372다.
득점권 타율만 놓고 보면 김재환(0.305)을 넘어 팀 내 1위다.
최주환은 "예전에 처음 1군에 올라왔을 때는 주자가 있다는 게 부담이었다"면서 "부담감을 내려놓으면서 지금은 주자가 있을 때 치는 게 훨씬 좋다"고 말했다.
야구는 멘털 스포츠다. 긴장감에 몸이 굳으면 제 스윙을 할 수 없어 좋은 결과를 내기 어렵다.
찬스에서 '더 집중하기'보다 '더 편하게 즐기기'가 최주환의 타점 비결인 셈이다.
그는 "부담을 안 가지려고 마음 바꿔나간 게 맞아 떨어진 것 같다"면서 "한 경기, 한 타석 더 즐기려고 마음먹은 게 컸다"고 설명했다.
정규시즌 주자가 있을 때 두산에서 가장 무서운 타자였던 최주환의 시선은 이제 한국시리즈로 향한다.
그는 "작년 한국시리즈는 우리 팀에 아픔이었다"면서 "올해는 마지막에 더 즐기고 싶다"면서 웃었다.
4b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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