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 제재 피하려 사기업도 원유수출 허용

입력 2018-10-0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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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美 제재 피하려 사기업도 원유수출 허용
다음주 이란에너지거래소 개장…매일 4만배럴 거래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정부가 다음달 5일 재개되는 미국의 이란산 원유 수출에 대한 제재를 피하고자 사기업도 공개 시장에서 원유를 사들여 개별로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이란 석유부는 다음 주부터 매일 4만 배럴의 원유 선물을 거래하는 '이란 에너지 거래소'(IRENEX)를 개장한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란 내 사기업이나 개인 사업자는 이 거래소를 통해 원유 선물을 살 수 있고, 해외 수입처와 계약해 이를 수출할 수 있는 방식이다. IRENEX에서 거래된 원유는 내수용으로는 판매할 수 없다.
원유 선물 결제는 80%는 유로화나 달러화로, 나머지 20%는 이란 리알화로 이뤄진다.
그간 이란에선 국영 석유회사(NIOC)만 원유를 수출할 수 있었으나, NIOC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제재가 임박하면서 사기업도 원유를 수출할 수 있는 우회로를 마련한 셈이다.
미국의 감시망이 포착하기 어려운 이란의 사기업을 동원해 원유 거래 통로를 다변화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사기업이 보유한 경화를 정부로 유입해 외화 보유고를 늘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이란 석유부는 기대했다.
미국의 제재를 피하려는 이란의 이런 원유 우회 수출은 과거에도 사용됐다.
이란 정부는 2012년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원유수출을 제재하자 유럽과 중동 여러 나라에 지사를 둔 이란 재벌 소리넷그룹의 바바크 모르테자 잔자니 회장을 통해 원유를 몰래 수출했다.
그러나 정권이 교체된 직후인 2013년 12월 잔자니 회장은 이런 비밀 거래 과정에서 국고 27억 유로(현재 환율 기준 약 3조6천억원)를 횡령했다는 혐의로 체포돼 2016년 12월 사형이 확정됐다.
따라서 사기업에 원유수출을 허용한 이번 대책은 잔자니 회장의 밀거래를 양성화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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