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율하천 조명공사 '과잉' 논란…"너무 밝아 눈부시다" 민원

입력 2018-10-03 09:10  

김해 율하천 조명공사 '과잉' 논란…"너무 밝아 눈부시다" 민원
800m 구간 볼라드·수목투시등 500여개 설치…아파트 주민 의견 배제돼




(김해=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경남 김해시가 장유 율하천 카페거리 상권 활성화를 명목으로 하천 양쪽에 조명등을 지나치게 많이 설치해 야간 산책 때 눈이 부시다는 민원이 제기되는 등 '과잉공사'란 지적을 받고 있다.
시는 특히 이번 공사를 진행하면서 카페거리 상인들의 의견만 주로 듣고 정작 하천변을 자주 산책하고 아끼는 양쪽 아파트 주민들 의견은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해시는 관동동과 율하동 일원에 18억원을 들여 '장유 율하천 카페거리 특성화사업'을 지난 5월 착공, 연말께 준공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세부 사업엔 거리 입구 안내 사인몰 설치부터 도로포장, 데크 쉼터와 휴게광장 설치, 부족한 주차장 확보, 산책로 야간 경관개선공사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율하천 산책로 야간 경관 개선공사의 경우 '명품 거리'로 이름을 얻은 산책로 위 도로 가로등과 산책로 보안등이 있지만 약간 어둡고 볼거리를 제공한다며 촘촘하게 4가지 조명등을 설치했다.
율하천 만남교를 중심으로 정든교-춘화교 약 800m에 걸쳐 허리 높이의 볼라드등 254개와 바닥에서 위로 나무를 비추는 수목투시등 256개 설치를 마쳤다.
여기에다 군데군데 볼거리 차원에서 등 10∼20여개가 모여 있는 문라이트와 갈대조명등도 하천 둑에 설치됐다.
시는 벚나무 사이에 볼라드 등 한 개를 설치했다고 한다.
'만남교 아랫쪽엔 볼라드등만 있고 위쪽 굴암산 방향엔 볼라드등 1개에 수목투시등 2개씩에다 문라이트, 갈대조명등 등이 집중됐고 데크 공사도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추석을 맞아 준공 전 며칠간 시범 가동해본 결과 산책에 나섰던 주민들 사이에 너무 밝아서 눈이 부시고 조용한 야간 산책에 방해가 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전체 율하천 특성화사업 가운데 야간경관조명 개선사업 예산은 3억8천여만원이다.
시는 공사 시작 무렵부터 일부 주민 등으로부터 과잉공사가 우려된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무시했다.
이는 처음부터 상인들 중심으로 하천 주변을 주민 생활공간보다는 카페거리 상권으로 보고 이를 활성화한다는 측면에서만 의견을 수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는 카페거리 상인 중심으로 세 차례 의견 수렴을 했고 아파트 주민들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점은 인정했다.
시범적으로 등을 켜본 후 눈이 부시다는 민원이 제기된 부분도 시인했다.
율하천은 김해시 관동동 신안마을 뒤 굴암산에서 출발해 응달동 조만강에 이르기까지 5.5㎞에 이르는 지방하천이다.
장유신도시 아파트 상당 부분이 이 하천 양쪽에 자리 잡고 있고 하천이 만들어내는 수변공간은 주민들로선 큰 자랑거리다.
김해시 역시 장유를 중심으로 한 서부권역이 친환경 '명품도시'로 도약했다고 대외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 명품도시에는 사철 맑은 물이 흐르는 율하천과 다양한 카페들이 들어서 마니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율하가 중심에 있는 것은 물론이다.
그래서 율하천과 주변 거리는 환경과 어울리면서 지속가능한 명품으로 가꿔나가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유원지식으로 개발돼 반짝인기를 끌다가 곧 싫증을 느낀 방문객들이 발길을 돌릴 수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국내 전체적으로 자영업이 포화·과잉상태로 폐업률이 9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재정을 동원한 상가 주변 활성화 투자는 중·장기적 안목을 갖고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율하천과 카페거리가 좋아 자주 찾는다는 한 방문객(55·교사)은 사정을 들은 후 "업소들 영업을 활성화해주겠다는 시 입장도 이해하지만, 너무 성급하게 공사를 한 것 같다"며 "카페거리도 있지만, 주거지와 가까운 하천이니 주민들의 쾌적한 삶도 보장되도록 공사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눈부심 등 여러 지적이 제기돼 내주에 공사 관계자 등이 모두 모인 가운데 회의를 열어 개선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b94051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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